대구한의대학교 산림비즈니스학과 겸임교수 황미애

봄의 절기가 시작되면 영하에서 영상 8, 9도를 오르내리고 일교차가 13~15℃ 되면서 나무는 맑은 물을 뿜어낸다. 시간이 지나면서 뿌연물이 되는데 그 때 우리가 마시면서 단맛을 느낀다.

시골에 가면 주던 물, 농촌을 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팔던 물, 골리수가 변화하여 고로쇠... 이제는 강원도 등 각 지역의 브랜드를 가지고 상품대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메이플 시럽은 많이들 알고 있다. 빵과 크래커 등에 흐르게 하여 달콤한 맛으로 유명하다. 캐나다 특산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며 쉽게 구입한다. 캐나다 설탕나무(붉은단풍나무)에서 뽑아낸 수액을 졸여서 만든 시럽이 메이플 시럽이다. 게임, 영화나 명화에도 소재가 되는 메이플이다.

단풍나무의 수액(樹液), 고로쇠 물이다. 식물에는 생물학적으로 혈통이 있는데 종-속-과-목-강-문-계이다. 이렇게 식물계와 동물계가 지구상에 모여 생명체의 한 부분이 된다.

단풍나무속은 150여 종의 혈통으로 모인 계이다. 이런 혈통의 나무들은 부지런히 바쁘게 움직여 따뜻한 봄이 되기 전에 체내에서 물을 내보낸다.

수분과 기체가 팽창해서 체내에서 밖으로 내보내려고 압력을 만든다. 이때 나무의 피부와 같은 수피에 상처가 나면 수액이 밖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그것을 우리는 몸에 좋다하여 받아 마신다.

어느 매체에서 읽은 글 중 ‘아야 아야 나무가 토해내는 통증의 소리’ 나무는 아픈데 우리는 ‘약수’라하며 벌컥벌컥 마시는 고로쇠 나무의 수액. 이름에 나타나듯 뼈에 좋고 위장병, 폐병, 신경통, 관절염 등 참 좋은 물이라고 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의 발표에 보면 당분(1.8~2.0%), 칼슘, 마스네슘, 칼륨,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일반물보다 약 40배 정도 많이 함유되어 있어 흡수가 빠른 천연 알카리 음료이다.

수액을 받기 위한 상처(구멍)가 잘 아물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천공법(穿孔法)을 개선하면 생장 발육에 피해가 적을 수 있다. 수액을 채취 한 후 줄기의 천공 부위에 목재 부후균의 침입으로 인한 고로쇠나무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낫이나 도끼로 나무의 수피에 상처를 주는 사구법(斜口法)으로는 피해가 극심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끊임없이 우리에게 퍼주는 이런 보물같은 일들이 지구의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수효가 적어지고 있어서 임업인들이 수입에 타격이 있지 않을까 염려되고 있다.

나무의 보호를 위해 최대 3년은 채취를 제한한다고 하니 마음은 놓인다. 이기적인 인간들에게 식물들은 쉼없이 베풀고 있는 우리는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우리 산림인들의 숙제다.

학교에서 단합대회시간에 어느 학생이 고로쇠 물을 가져와서 한잔을 얻어 마셨다. 밍밍하고 약간 들큰한(2brix) 뿌연물... 수액, 이 물이 몸에 좋다고 하니 신기하기만 했다. 나이 들어가면서 골다공증, 관절염 등 잔잔한 통증이 다반사인데 천연치료제 약용식물들. 이제 봄되면 올라오게 될 겨울을 견뎌낸 기운 센 식물들에게 반갑게 감사히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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