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2025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공모절차에 돌입했다. 선정을 앞두고 치열한 유치전이 전개되고 있다.

경주시를 비롯해 인천, 제주 등이 개최를 희망하면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은 당초 올해 초 결정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총선 변수로 인해 올해 하반기에 결정한다.

태평양 연안 21개국이 가입하고 있는 APEC은 전 세계 GDP와 교역량의 과반을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협의체다. 전 세계 매스컴이 집중 조명할 정상회의는 개최국과 개최도시가 세계로 알려질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K-팝과 K-드라마를 비롯한 한류 열풍이 세계를 휩쓸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이 시점에서 APEC 정상회의와 같은 메가 이벤트를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에 보여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

정상회의는 단순히 회의만 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개최국의 국격은 물론 한 나라의 외교·경제·문화적 영향력을 세계에 선보이는 자리로, 특히 APEC의 경우는 개최도시의 정체성이 정상회의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대한민국 대표 문화 정체성을 가진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를 빼놓을 수 없다.

신라천년의 고도로서 찬란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경주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로서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대표하는 역사문화의 보고이자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 할 수 있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은 형형색색 단풍이 최절정에 달하는 시기로, 세계 정상과 배우자들이 한복을 입고 불국사, 동궁과 월지, 첨성대, 월정교 등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이 전 세계로 퍼진다면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일 것이다.

경주는 실크로드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으로서 고대 국제교류의 상징으로 현재 세계를 휩쓸고 있는 K-컬쳐의 출발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주를 세계무대에 선보이는 일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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