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채 전 회장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이 마감됐다.

서명운동이 마감된 지난 12일까지 15만5천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15일 최종 집계해 발표한다고 한다. 대략 16만명은 훌쩍 넘을 전망이다.

상당히 놀라운 숫자다. 포항시민들조차 깜짝 놀란 분위기다. 에코프로에 대한 포항시민의 기대가 상상 이상이라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포항시민 3명 중 1명이 이 전회장 구명 서명운동에 동참했다는 점은 유례가 없는 현상이다. 포항 지역사회에서 특정 기업인을 대상으로 사법적 구명을 위한 범시민 운동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에코프로에 대한 포항시민의 관심과 기대가 각별하고 있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포항에 둥지를 튼지 5년만에 대기업 반열에 오르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2017년 포항에 입성했을 당시 에코프로그룹의 자산과 매출은 4천481억원, 3천290억원 정도였다. 전도가 유망한 중견기업 수준이었다.

하지만 에코프로그룹의 지난 2023년 3분기 기준 자산과 매출은 각각 7조2500억원, 3조5천441억원에 달했다. 매출이 6년만에 1000% 급성장했다. 오는 2030년이면 그룹 연간 매출이 30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쯤 되면 포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손색이 없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20조 안팍의 연간 매출액을 올리는 것을 감안하면 에코프로는 포스코를 제치고 명실공히 포항 대표 주자에 오른다. 포항시민이 에코프로에 대해 거는 기대는 여기에서 기반하고 있다. 에코프로 그룹의 오너 리스크를 하루빨리 차단하여 포항의 미래를 에코프로에 걸어보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에코프로가 포항에 오기 전 포항은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산업 도시였다. 철강산업의 장기침체로 인해 도시발전은 정체되고, 기업투자는 지지 부진했다. 영일만산단, 블루밸리국가산단, 경제자유구역 등 산업용지는 미분양을 넘쳐났다.

이 같은 암울한 상황에서 에코프로가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포항에는 희망의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산업용지 수요는 넘치면서 남아돌던 산업용지는 부족해지는 반대 상황이 됐다. 에코프로의 이차전지 산업 기폭제는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포항투자를 이끌어 내고 연관 업체 투자가 이어졌다.

포항의 주도 산업이 철강에서 이차전지 소재산업으로 바뀌면서 포항의 산업지도가 새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동채 전 회장에 대한 구명 서명운동은 포항상공회의소가 앞장섰다. 포항상의는 서명운동 주도하면서 그동안 제대로 역할이 미흡했다는 지적과 비난을 다소나마 불식시키는 성과도 올렸다.

이 전 회장 구명 서명운동은 포항경제살리기운동본부와 포항지역 경제·사회단체 등이 연대해 가세하면서 범시민운동으로 확산됐다. 포항지역 경제·사회단체들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포항상의를 시작으로 시작된 이동채 전 회장 구명 서명운동은 이노비즈협회 경북동부분회, 대구은행, 포항시새마을회, 포항뿌리회,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포항청년회의소, 포항향토청년회, 포항청년연합회, 한동대 등으로 확산됐다.

이들 단체들은 지난 연말 자발적으로 이동채 전 회장 구명을 위한 가두서명에 나섰다. 또 포항경제살리기 운동본부는 포항상의와 보조를 맞추면서 포항수협, 포항산림조합, 세명기독병원, 에스병원, 구룡포수협, CG가족, ㈜장우, 포항대학교, 선린대학교 등 지역 사회단체, 의료·금융기관, 대학 등과 함께 서명운동을 벌였다.

포항수협 임학진 조합장은 “포항지역 경제에 기여한 이동채 전 회장의 구명운동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며 “수협조합원, 임직원, 가족 등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하고 있으며 금융점포에 서명대를 설치·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나섰다. 이 시장은 포항상의 주최 '2024 신년인사회'에서 “포항상의가 주축이 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구명 서명운동에 시민들의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제 에코프로의 성공 여부는 포항의 미래와 직결되는 상황이 됐다. 이동채 전 회장이 사법처리를 받은 영어(囹圄)의 몸이지만 이 회장이 조기에 석방되어 포항경제를 위해 헌신해달라는 시민들의 염원은 변함이 없다.

이동채 전 회장의 사면을 기대하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에코프로)과 포항지역사회가 상생하는 모델 케이스가 되기를 기대한다.

박운석 기자(본지 대표이사) / ospark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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