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김천 송천지구 도시개발사업에서 주거취약계층 아파트 건립계획을 대부분 없앴다.

이 같은 사업행태는 LH가 김천 송천지구의 환경영향평가를 수립하기 위한 평가항목·범위 등의 결정내용에서 공개됐다.

LH는 경북도가 지난 7월 20일 고시한 송천지구 개발계획에서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임대아파트 1천650세대 감축을 예고한 바 있다. 환경영향평가를 진행시키면서 이를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11일 본지가 입수한 2009년 4월 29일 협의된 송천지구 사전환경성검토(현 전략환경영향평가) 자료에 따르면 당초의 대안은 기존의 구릉지를 최대한 보전하고 국사봉과 연계한 통경축 확보로 최선의 계획이라고 협의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제시된 대안은 상업시설과 공동주택이 인접해 주변 주거시설의 불편이 예상되고 단독주택이 공동주택으로 둘러싸여 있어 일조 등의 영향이 예상된다며 제척시켰다.

새롭게 제시된 대안은 지형·지세, 주변개발여건과 도시계획 및 관련 법규, 제한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국사봉과 연결이 되고 단독주택지 주변으로도 공원 등이 배치되는 최적의 계획이라며 말을 바꾼 것이다.

도시계획전문가들은 LH가 환경적인 이유로 기존의 대안을 뒤엎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토지 매각이 제한적인 임대주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단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공동주택용지 전체 면적은 당초 29만996㎡에서 32만6969㎡로 크게 늘어나고 일반분양 기준 중산층 위주의 85㎡ 초과 공동주택도 508세대에서 753세대로 늘어난 임대주택만 대거 축소됐다.

LH는 지난 2009년 9월부터 현재까지 아홉 차례의 개발계획을 변경하면서 실질적인 사업 착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의 중단 또는 환지방식의 변경만을 요구해온 바 있다.

공기업이 영리에 급급한 나머지 당초 계획했던 주거취약계층 아파트 건립 계획을 백지화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LH의 이러한 행태는 비판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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