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천군커피정미소 대표

“집에서는 도무지 맛이 안나요”

커피숍에서 맛있게 즐겼던 커피를 집에서도 즐기기 위해 원두를 구입해 가서 추출했는데 기대했던 맛을 느낄 수 없었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고 감성적이고도 주관적인 부분을 제외한다면 그 원인을 크게 두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 물 온도와 그라인딩이 그것인데, 오늘은 분쇄에 대해 다소 상세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커피 원두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분쇄(그라인딩)가 필요하다.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추출) 원리는 원두가 가진 커피의 성분 중 좋은 성분을 물로 떨궈내는 작업이다. 현미경으로 원두를 보았을 때 벌집 모양의 구조를 볼 수 있다. 그 사이사이에 붙어 있는 커피의 유용한 성분을 떼어 내기 위해서는 분쇄하기 전의 원두 한 알 보다 분쇄했을 때 더 많은 성분을 추출할 수 있다.

TV에서 맷돌로 분쇄한 커피를 즐기는 것을 본적이 있다. 감성 충만하겠지만 오늘은 기술적 접근에서 여러분들의 커피 생활에 팁을 얻길 기대해 본다.

1.재질
세라믹, 철, 스틸, 티타늄 등의 재질이 있지만 일반적인 스틸과 고가의 티타늄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티타늄 재질이 비싸긴 하지만 내구성이 강해 좋다. 어쩌면 앞으로는 다이아몬드 재질로도 출시되겠네.

2.날의 종류
플랫버는 맷돌처럼 맞물려서 원두가 갈리고 원심력에 의해 갈린 커피가 나온다. 코니컬버는 원뿔형의 모양으로 원두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깨트리듯이 갈리며 중력의 힘으로 커피가 토출된다. 플랫버에서는 원두가 균일하게 갈린다는 특징이 있고 전체적인 바디감과 묵직함을 내는데 적합할 수 있다. 코니컬버는 균일함 보다는 결과물의 분포도가 높아 다양한 향미를 강조하는 할 수 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경향성이 있다는 뜻이고 향미를 강조하는 우리는 물론 많은 곳에서 플랫버를 사용하고 있다. 코니컬버는 상대적으로 많이 비싸다. 특이 할만한 것은 코니컬버의 향미를 위해 플랫버를 45도 정도 기울인 그라인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3.날의 크기
직경의 60mm, 70mm, 80mm 로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으며 클수록 적은 회전수로도 많은 양의 커피가 분쇄되고 발열이 적게 되는 장점 있다. 그 장점은 그만큼의 비용을 투자하게 만든다.

분쇄의 목표는 ‘균일성’이다. 코니컬버가 균일성의 분포도를 넓힌 것이지 편차가 확연하다는 뜻은 아니다. 이전 컬럼에도 몇 번 강조한 내용이지만, 가정용 그라인더가 균일성을 지키기는 쉽지 않다. 균일성을 위해 비용을 투자한다. 흡사 자전거 마니아들이 자전거 무게 몇 그램을 줄이기 위해 상당한 비용투자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몸무게를 줄이면 훨씬 더 큰 효과를 누릴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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