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학교 산림비즈니스학과 겸임교수 황미애

아침에 눈을 뜨면 색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빛이 있으면 무조건 발현되는 다양한 색들이 우리의 눈을 세상 속으로 안내를 한다.

산림에는 오취(五臭)가 있어서 감성적, 생리적인 것으로 각각의 특징적인 치유의 효과로 아로마테라피에 이용되고 있다. 거기에 오성·오음이 있다.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동물(곤충)소리 등 원래 음악이라는 것은 색과 마찬가지로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화를 가라앉히고 소리로 뇌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가 있다. 여기에 시각적인 효과가 보태어진다.

산도 인간 생활만큼이나 사계절이 바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은 집 앞 산자락에서 항상 활쏘기를 하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곧 궁에서 쫓겨났고 쫓겨난 주몽은 자신의 고국이었던 부여를 공격하고 승리한다.

부여와 싸우는 와중에 유년시절의 장소를 찾은 주몽은 뭉턱 뭉턱 민둥산이었던 산이 온갖 나무로 무성한 것을 보고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구나”라는 말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 10년 동안 산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을까. 인간들의 삶보다 더 치열했을지도 모른다. 불만 없이 자연의 흐름속 에 순응하면서...

봄이면 아기초록으로 연두연두하면서 기운을 불어넣어 겨울의 움츠림에서 깨어나게 하고 여름이면 초록으로 한층 더 싱그럽게 생기를 넣어준다 가을이다.

화려함으로 장식되어 발걸음을 산으로 들로 신나게 한다. 겨울... 겨울을 하얀겨울이라고들 한다. 그것은 눈이 덮힌 산과 들을 보고 칭(稱)하는 것일까. 하얀색은 아무것도 없는 뭔가를 채워야하는 밋밋함이다.

초록으로 싱싱했던 모습으로, 또는 알록달록 단풍으로 우리를 화려하게 흥분시켰던 산과 들의 모습들이 사라졌다. 아무것도 없는 밋밋한 하얀색으로. 거기에 다음해를 채우기 위해서 산과 들은 겨울을 치열하게 견뎌 낼 것이다.

각 나라마다 대표로 하는 색이 있다. 가까운 중국은 붉은색(china Red)이라 하고 일본은 파란색(japan blue)이라 한다. 자연의 색을 연구해본 사람으로 나는 한국은 브라운이 어떨까 한다.

가장 자연을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색, 황색피부라서 한국사람은 퍼스널 칼라로 브라운이 누구에게나 잘 어울린다. 네추럴 칼라는 무엇일까. 단풍이 드는 이유는 다 알겠지만 광합성이 다하면 식물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색이 남는 것이다. 물론 빨강, 노랑, 오렌지색 등 다양하지만 가장 많은 색이 갈색(브라운)이다. 우리 땅의 색이기도 하다.

이처럼 산림의 변화는 색으로도 우리에게 깨우침을 준다. 백의 민족 한국은 흰색이다. 자연의색 네츄럴 칼라(natural color), 갈색(brown)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강의한 적이 있다.

자연과 대지의 이미지인 갈색은 다양하게 표현되는 색이다. 겨울 초입에 있는 들판 또한 집 주변에 아기 주먹만한 크기로 대롱대롱 어두운 밤에 따스하게 하는 과실이 있다. 앙상한 가지에 매달려 있는 주황색의 감이 밝은 보름달 밤에는 엄마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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