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기 평해향교 전교

기로연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원로 중신들을 공경하기 위해 베풀었던 연회였으나, 현대는 시대 흐름에 따라 전국 향교에서 행하는 경로잔치가 됐습니다. 기로연 개최 목적은 전통에 대한 현대적 가치의 발견과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며 동시에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는 업무이기도 합니다.

기로연 또한 경로잔치는 삼강오륜과 경로효친을 실천하는 유교사상의 한 덕목으로 우리가 일생 동안 지켜야 할 우리사회의 전통 예절이며 일상생활의 문화입니다.

지난 22일 개최된 평해향교 기로연이 예의를 몸소 실천하였던 선현들의 얼과 혼, 그리고 전통적 가치관과 도덕과 윤리를 다시금 재조명하여 혼탁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지표를 만들어 주는 기회가 되었길 소망합니다.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 확산으로 경로효친의 가치관이 점차 퇴색되고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하여 짐에 따라 윤리와 도덕성 회복이 절실한 때입니다. 요즘 예의와 범절이 사라지고 미풍양속이 쇠퇴하여 가치관이 매우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를 때 일수록 우리는 전통 미풍양속을 계승발전 시키고 육성해 나가야 겠습니다.

평해향교는 1357년에 창건되어 660여년을 동안 지역 유림들의 정성과 참여로 여러번 중수와 증축을 거듭하면서 유교이념을 실천하면서 전통문화를 계승발전 시키고 문향의 고장으로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여 왔으며 유교사상의 근본인 인의예지의 실천과 윤리사회를 구현하고자 배우고, 익히며 홍보하는 역할을 하면서 배움과 수양의 도량이 되어왔습니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예의를 숭상하는 동방예의지국으로 이번에 열린 기로연은 유교문화의 한 일부로서 예로부터 어른을 섬기고 부모님께 효성을 다하는 경로효친 사상을 실천하는 전통문화 행사입니다.

이것은 유교의 전통문화로 세계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미풍양속으로 선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위대한 유산으로 계승발전 되어야 할 것입니다. 유교사상의 바탕인 인의예지와 수기치인, 그리고 충효는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근본으로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덕목입니다.

특히 유교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의 사상과 문화의 중심이었습니다.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나라가 어렵고 힘들 때에도 민족의 나갈 지표를 밝혀주기도 했습니다. 논어에 자공이 공자에게 “평생토록 받들어 시행할 것이 있습니까?”하고 질문하였습니다.

공자는 “그것은 아마도 서일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고, 중용에서는 자기의 마음을 미루어 남에게 미침을 서라고 하였습니다.

항상 노인이 젊은이를, 젊은이는 노인을, 생각하듯 모두 이와 같은 마음이, 충과 서의 정신입니다. 오늘 하루도 충과 서의 정신을 생각하며 살아가기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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