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서울시 외곽의 김포시 등 여러 도시들이 서울시에 병합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김포시 등으로서는 여러 장점들이 있으니 그리 추진하겠지만, 서울시로서도 마다 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서울시가 의사를 크게 표현하지 않는 듯하더니, 최근에는 점진적인 편입 등을 언급하고 있다. 서울은 한국의 수도이며 대표적인 도시로서 1980년대 초 이래 1천만명의 인구를 지니고 있는 도시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면적은 605㎢로 도쿄(2,193㎢)나 런던(1,572㎢), 뉴욕(1,214㎢), 베를린(892㎢) 등 다른 나라 수도와 비교해 크게 좁고, 필자가 거주하는 인구 50만명의 도농통합시 포항시 영역의 절반 정도일 뿐이다.

그러하니 많은 인구, 행정기능, 상업시설, 교육기능 등의 밀집을 완화하고 새로운 기능을 더하기 위해서 좀 더 넓은 영역이 필요하다고 주장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 하면 서울시만 이야기해서는 안되고 수도권 전체를 이야기해야 한다.

행정적으로는 독립되어 있지만 서울 주변의 수많은 도시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되어 발전하고 있으며, 차차 경기도의 상당 부분이 수도권으로 변모될 것이다. 물론 인천시와 수원시도 서울 종주도가 높아 수도권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 이들 수도권 자체가 서울시가 있음으로 인해 성장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고, 수도권의 인구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치권이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의견을 띄운 이후 고양, 구리, 하남, 광명 등 서울시 인접 기초지자체의 편입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도 경계에 위치한 도시들을 편입시켜 메가시티로 발전하여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주민들의 삶을 개선한다는 구상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김포시의 입장에서는 인구의 85%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특수성에 기인해 편입 시 서울시 산하에서 좀 더 체계적인 인프라 개선 및 서비스 제공을 받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내심 동네 브랜드 상승 등의 혜택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메가시티라는 명칭은 큰 도시라는 의미이지 학문적으로 특별한 뜻을 지니고 있지 않으나, 이러한 큰 규모의 도시가 그 도시 자체는 물론이고 국가 성장 동력을 키우는 뼈대가 된다는 점에서 국제적으로 메가시티 경쟁은 달아오르는 추세이다.

일본 오사카, 중국 베이징, 프랑스 파리 등과 같이 도시영역 자체를 키우거나,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도시권을 형성해 메가시티 내지 메갈로폴리스로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이러한 거대 도시 내지 도시권은 2018년 33개에서 2030에는 43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서울이 메가시티로 발전되어 세계의 금융, 과학기술, 관광 등의 중심이 되어 세계를 리드 할 ‘글로벌시티’로 발전되어 우리나라를 브랜드하며 다른 지역들을 이끌어가게 해야 함은 우리가 바라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김포의 편입은 서울시 영역을 넓혀주어 과밀을 일부나마 해소하고 좀 더 경쟁우위적인 사업들을 시행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보고 있다. 어떤 이들은 수도권 도시들이 인프라 구축 및 운용에 협력하면 되지 왜 편입이냐고 이야기하는데,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한 ‘서든 캘리포니아 도시연합’ 등에서 보듯 도시 간의 협력은 쉽지 않다.

서울시는 김포시 편입 관련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구리, 하남 등 인접 지자체의 편입논의도 본격화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서울시와 주변의 움직임을 탓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만 문제는 지방 도시들의 쇠퇴가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지난 수십년동안 우리나라가 한두번 고민한 것은 아니다.

한 정부 시절에는 5+2 광역거점 중심의 개발을 추진하고자 했는데, 서울은 서울대로 나머지 광역지역들, 예를 들어 대구-경북권도 나름대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었고 현 정부에서도 그 추진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정부 시절에는 대부분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서울 집중도를 줄이고 지방발전을 위해 공공기관의 지방분산 내지 지방 혁신도시 건설 등을 통해 추진했었다. 하지만 서울 내지 수도권 집중이라는 면에서는 실패라고 보인다.

서울은 지난 수십년간 집중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광역도시들이라 하더라도 인구가 줄고 있다. 지속적인 경제산업 성장을 한다 하더라도 서울의 발전과는 속도가 다르기에 경제 규모에도 차이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딜레마가 없을 수 없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시티가 되기 위해 서울은 더욱 발전ㅇ해야 하는데, 지금의 여건과 발전 속도로도 힘에 부치는데, 지방발전을 이유로 서울의 성장을 제약해야만 하느냐는 것이냐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이번 주변도시들의 서울시 편입도 적극 찬성해야 할 사안일 지도 모르겠다.

서울이 세계의 다른 도시들만큼 영역도 커져야 그 안에서 좀 더 효과적인 개발이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드라이브는 지방 도시들이 성장여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고 수도권으로 인구유출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국가가 선진국으로, 그리고 자본주의 복지국가로 제대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모든 지역이 원활한 위계적-평행적 네트워크 하에 골고루 발전하여 큰 국가 경제권을 형성해야 할 것이고 모든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상황에서 대구-경북과 같은 지방광역권은 언제나 어떻게 수도권 같이 발전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포항의 경우는 대경권에서도 변방이라서 더욱 어려움이 큰데, 언제나 수도권 도시들 같은 발전을 구가하겠냐는 것이다.

서울과 지방광역권, 함께 발전시켜 나갈 방안은 없는 것인가? 이게 우리에게 주어진 풀어야 할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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