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호 구미김천 취재부장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오는 3월 8일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하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조합원들은 조합장의 경영능력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 번째 전국 단위로 시행하는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롭게 탄생하는 조합장의 능력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과 각종 서비스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중요성은 지난 선거와는 다르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계속 반복해서는 안 되기에 조합원들의 선택이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조합장이라면 가장 먼저 숫자에 민감해야 한다. 조합장이 아니고 기업의 CEO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재임 기간 어떤 경영 실적을 올렸는지 확인하고 심지어는 약간의 조정으로 실적을 극대화하려는 것은 어쩌면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것이다.

그런데 구미시 산림조합의 ‘요약경영공시’에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150억원으로 게시된 사실을 두고 과연 경영능력을 갖춘 조합장인지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한 사안이었다.

마이너스 150억원으로 게시된 요약경영공시의 실제 내용은 마이너스 1억5천만원이었다. 제대로 된 CEO라면 홈페이지에 게시하기 전에 미리 점검하고 직원들의 실수를 걸렀어야 했지만, 그대로 공시하도록 방치한 사실은 두고두고 회자될 전망이다.

가장 큰 실수의 요인은 바로 표기된 단위였다. 구미시산림조합 홈페이지 ‘요약경영공시’단위는 ‘억원’이었으나,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는 ‘백만원’으로 표기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이 부분에 신경을 써야 했었다.

흑자를 내도 아주 적은 흑자라면 조합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아야 했는데도, 적자를 내고도 이 적자를 백배 확대해서 게시한 것은 아무리 설명하려고 해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은 심각한 사안인 셈이다.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조합장이 경영실적 판단이 가능한 ‘재무제표’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말이다.

단위농협 조합장으로 출사표를 던진 모 인사는 “조합의 규모에 따라 상임이사를 두게 되는데 열악한 조합에서는 조합장이 금융, 경제사업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하면서 “실적을 평가하는 경영공시는 중요한 지표이므로 조합장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진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합장 선거는 2015년, 2019년에 이어 세 번째 전국단위 동시선거로 농·축협 1천117개와 수협, 산림조합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진행하게 된다.

저작권자 © 영남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