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필자가 몸 담고 있는 학교에서는 방학 중에 미국대학의 저명교수를 초빙하여 2-3주에 걸쳐 학생들에게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교육을 시키는데 해가 갈수록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택하고 있다. BIM의 정의는 건축프로젝트에서 초기의 디자인 단계부터 공사, 유지·보수, 철거에 이르는 수명주기 안에서 관련된 설계정보를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건축설계를 기존 평면(2D)에서 입체(3D)로 한 차원 높임으로써 좀 더 자세하고 효율적인 건축물의 스펙이 구해져서 건설이 용이해지고, 평면변경 및 설비의 교환주기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에너지 소비량이나 단열성능 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BIM은 이 각 과정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설계과정부터 잘못된 부분을 쉽게 수정할 수 있어 공기가 단축되고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또한 BIM은 손쉽게 구조모델링을 지원하고 엔지니어링팀들의 공동작업을 지원하면서 이를 통해 설계오류를 줄이고 비용절감을 이루기에 다양한 도시계획프로젝트와 건설산업의 생태계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BIM을 활용해 기획·설계된 건물들은 빌딩스마트화와 연계되지 않을 수 없다. 스마트빌딩은 건축, 통신, 사무자동화, 빌딩자동화 등 4가지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첨단서비스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성, 효율성, 쾌적성, 기능성, 신뢰성, 안전성 등을 추구하는데, 냉·난방, 조명, 전력시스템 등의 자동화와 자동화재감지장치, 보안경비, 정보통신망 등의 기능을 통해 거주 및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자동콘트롤시스템을 홈네트워크로 통합한 고기능 첨단건물이다. 이 건물은 ‘Intelligent Building’ 내지 ‘Smart Building’으로 불리고 있다. BIM은 이러한 다양한 기능이 작동되는 건물의 효율적인 설계를 위해 필요하지만, 건축물의 기계·전기·배관 성능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도구 외에도 빌딩의 에너지모델링 툴들과 유기적으로 통합될 수 있다.

ICT의 발달과 기능 좋은 스마트폰의 폭넓은 보급으로 스마트빌딩, 공공교통을 포함한 차량 혼잡을 해결하고 효율적인 주행 및 주차를 위해 스마트교통시스템, 스마트방재시스템 등이 개발·활용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전력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스마트그리드시스템을 이야기하고 생활용수, 농업용수, 산업용수 등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수자원자동제어시스템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 한가지 예를 든다면, ‘2019 스마트국토엑스포’가 지난 8월 7일 ~ 9일 열렸는데, 가장 주목받은 것은 ‘디지털 트윈’이었다. 이는 현실세계의 기계,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하여 어떤 계획이나 재난 등을 시연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기존의 빅데이터 등을 접목해 시연하면 스마트도시 기능의 면모를 일면이나마 엿볼 수 있다. 전주시는 지난해 환경부가 공개한 폭염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었는데 이를 통해 보다 쉽게 바람길, 강수량, 일조량 등 대기환경을 시뮬레이션 해 볼 수 있었다. 화학공장에 화재가 났을 때도 유해물질이 바람을 통해 전달되므로, 바람의 밀도와 이동방향을 알 수 있어 초동대응과 대피가 빠르다. 이는 공간을 정확히 분석하고 문제점을 찾아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여 높은 효율성과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세종시에서는 행복도시건설기본계획 등에 따라 2011년부터 도시조성단계에 맞추어 교통·에너지·환경·방재 등에 걸친 기반시설들을 구축하면서, 미래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융합서비스시스템을 추가로 적용한 스마트시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완료된 2단계 3차 스마트시티사업의 주요서비스들을 살펴보면, 도시안전통합플랫폼은 세종시 내 사건‧사고 발생시 112·119 재난상황실과 도시통합정보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신속한 구조대응 등 도시의 안전기능을 강화하였다. 또한 세종시 전용 ‘스마트포털’은 교통(대중교통, 주차장, 공공자전거 등), 안전(대피소 등), 방재(재난정보 등), 환경(기상, 미세먼지 등), 생활‧보건(부동산정보, 치매관련시설 등) 등 다양한 시민 생활편의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스마트도시 구성요소들의 예이다. 인간사회의 다양성과 도시의 복잡성 등으로 인해 도시 전체를 스마트화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논쟁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본다. 테크놀로지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 인간사회와 그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을뿐더러 각 사회마다 차이가 크다. 스마트시티만이 아니라 우리는 ‘휴먼로봇’ 내지 ‘사이보그’의 등장에 대한 기대와 함께 부정적인 파급효과에 대한 걱정이 많다.

위에서 예를 들듯이 우리의 테크놀로지는 더욱 발전하고 우리의 생활환경도 어차피 하나 둘 바꾸어져 나갈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도시는 환타지 같은 스마트시티를 이루게 될 것으로 보아진다. 빈곤과 소득격차 내지 지역격차도 이로 인해 앞뒤 좌우에서 소멸될지도 모르겠으나 그 과정상 나타날 충격 내지 부정적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아 걱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상황에서도 우리 일부는 또 다음 단계의 환타지를 꿈꿀지도 모를 일이지만, 지금 우리로서는 국가경제산업 발전을 위해 스마트시티사업과 아울러 제4차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를 해 나가야 하며, 동시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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