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불가한 산업용지에 쿠팡 입주토록 풀어줘...산단심의위원회 심의도 거치지 않아...김천1산단 입주업체 “중소기업 엄두도 못내는 특혜, 대기업이라고 봐줬나”

▲ 쿠팡 전경. ⓒ영남경제 자료
▲ 쿠팡 전경. ⓒ영남경제 자료

경북도와 김천시가 국내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을 김천1일반산업단지(3단계)에 입주 시키는 과정에서 특혜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김천1산업단지는 대부분 산업시설용지로만 조성돼 있어 물류기업인 쿠팡은 당초 입주대상이 아니었다. 음·식료품, 섬유·펄프·종이, 화학제품, 비금속, 1차 금속, 전자·전기, 자동차 등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만 입주가 가능하도록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북도와 김천시는 쿠팡과 부지를 계약하기 2개월 전인 2020년 12월, 소매업과 운수 및 창고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산업단지계획을 변경하면서 제한을 풀어줬다.

풀어준 면적은 8만7920㎡에 달한다. 이는 쿠팡이 매입한 8만7643㎡과 같다는 점에서 쿠팡의 사업을 위해 입주 제한을 완화해준 것과 다름없다. 쿠팡만 들어올 수 있도록 꼭 찍어서 완화해준 정황은 또 있다.

경북도와 김천시는 소매업 가운데 전자상거래업에 한해서만 입주를 허용하도록 했고 해당 용지에 한해서만 운수 및 창고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쿠팡만 입주할 수 있도록 특혜를 부여한 대목이다.

쿠팡으로 인해 산업용지에 물류사업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주면서 쿠팡 땅은 물류용지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쿠팡은 김천1산단에서 첨단물류센터를 지을 수 있게 됐고 단독으로 물류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경북도와 김천시는 쿠팡 입주를 위해 지난 2020년 9월, 사전에 쿠팡과 3자간 MOU를 체결했고 산업단지 인·허가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을 내세우면서 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 심의도 없이 3개월만에 통과시켰다.

경북도 측은 김천1산단의 토지이용계획이나 주요기반시설계획이 변경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경미한 변경에 속하고 이러한 변경은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산업단지 전문가들은 산업용지가 사실상 물류용지로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경북도와 김천시가 ‘산업용지 안에 물류 기능을 넣는’ 꼼수를 사용해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하지 않고도 물류용지로 바꿨다.

물류용지 변경을 위해 지원용지에 물류 기능을 포함시키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산업용지에 물류를 포함한 것은 위원회 심의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천지역 관련업계의 비판도 거세다. 김천1산단 입주업체 대표 A씨는 “쿠팡이 김천 경제를 견인할 만큼의 기업인 점은 인정하지만 보란 듯이 특혜를 제공하는 모습은 비판 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 B씨도 “1천500억원을 투자해 1천명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좋은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산업용지로 조성된 김천1산단을 보란 듯이 물류용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대기업이라서 가능한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김천시 관계자는 “일반산업단지의 경우 경북도가 지정권자이기 때문에 법령에서 보장하는 취지에서 모든 변경이 있었다”며 “쿠팡의 유치를 특혜로 보기보다는 적극행정 차원에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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