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호 구미김천 취재부장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이 끝났지만, 국민에게 깊게 남겨진 트라우마는 좀처럼 지워지지 않아 보인다.

무려 156명이라는 사망자가 나온 이번 참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핼러윈이라는 기념일을 그대로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이제는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구미에서 개최된 제1회 구미푸드 핼러윈페스티벌 행사장과 시내 곳곳에 게시된 ‘바른문화지킴이연대’의 현수막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서구의 문화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한국적인 모습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바른문화지킴이연대는 “인신 제사에서 유래된 핼러윈데이, 아이들에게 폭력성과 잔인성을 심어줍니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에게 밝고 아름다운 것만 보여주세요”라는 내용을 게시하고 핼러윈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시민들에게 생각하게 하는 의문을 던졌다.

혹자는 세계 곳곳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이 다르게 본다면 우리 역시 외국의 문화를 여과 없이 받아들여 문화로 소통하는 지구촌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약간의 인식 전환을 한다면 가장 한국적인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인식은 하지 못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아무리 죽은 영혼을 위로한다는 취지를 가진다 해도 온통 귀신분장을 하면서 몰려다니는 문화는 좋게 인식하려고 해도 그리 쉽지는 않다는 것은 정설이다.

여기에다 방송국에서 이태원으로 모이라고 외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은 해당 방송국이 새겨들어야 한다.

지금에 와서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는 말인가? 벌써 이태원 참사의 원인 제공을 특정 정당과 정부에 떠넘기려는 시도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은 냉정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언제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떠올리면서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소만 잃어버리고 외양간도 고치지 못하는 사태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유명을 달리한 그들의 가족에게 위로를 전하고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안을 만드는 모습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혹여나 이태원 참사를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쟁을 통한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면 우리의 염려처럼 결국 소 잃고 외양간도 고치지 못하는 사태로 이어지기에 하는 소리다.

제발 냉정해지자! 그리고 같은 유형의 사고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 진정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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