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우리 한국의 경우 요즈음 전 국토, 특히 도시 인근의 숲들이 대부분 등산로와 산책로로 이용되는 듯하다. 많은 이들이 주말에 또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운동 삼아 이용하는 것이 이러한 숲길들이다.

이는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보며, 요즈음은 많은 지자체들이 지역의 홍보 내지 브랜드화를 위해 많이들 이용하고 있다. 우리 한국의 도시들은 무계획적으로 발전해온 경향이 커서 도심에는 공원이나 녹지대가 적은 편이다.

근래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지만 크고 작은 공원이며 녹지대가 체계적으로 배열되어 있지 못하다. 이미 조밀하게 개발된 도심은 지가가 대단히 높기도 하고 새로운 개발 사업들도 대규모 상가건물들이든 아파트단지든 치밀하게 사업성 위주로 진행되지 않을 수밖에 없기에 공원이며 녹지대 확보가 쉽지 않다.

서울시 구로구 항동에 위치한 ‘서울수목원’은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아도 과거부터 잘 알려진 항동저수지와 폐철길을 중심으로 대지를 확보하여 갖가지 식물들을 식재하고 관리하며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곳을 방문해 쉬기도 하고 걷기도 한다. 물론 이에 성이 차지 않는 사람들은 수목원과 연결된 근처 산길을 따라 개척된 경사 제법 있는 트래킹루트를 이용하기도 한다.

포항 도심에도 꽤 넓은 ‘해맞이공원’이 있어 도시를 여유롭고 아름답게 꾸며주는데, 시민들이 크게 이용하는 것 같지는 않고, 교외지역에 다양한 식물군을 지닌 ‘기청산식물원’이 포항의 자랑이기도 한데 관람객이 많지 않아 안타깝다.

또 다른 안타까움은 인구 52만의 글로벌기업과 대학 및 연구소를 지닌 포항에서 구주거지는 물론이고 신주거지에서도 도로가 좁고, 주차장이 크게 부족하고, 시민들이 자주 이용할 쌈지공원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신규 아파트단지 인근에 그러한 소공원들이 한 두개씩 조성되기도 하지만 규모가 작고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우리나라의 도시들도 처음부터 계획된 도시로 출발했고, 나라살림이 풍족했다면 동네 안에도 1천평 정도의 쌈지공원이 여럿 있어 어린이를 포함한 동네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러 동네들이 함께 이용할 2천~3천평 정도의 공원들이 있고, 구 단위에 2만~3만평 정도의 공원들도 여럿 있고, 시단위에 10만평 이상의 도심공원들이 여럿 있는 등 공원들이 체계적으로 존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포항시의 경우, 도심의 꽤 넓은 지역이 오래전부터 공원지역들로 지정돼 있었지만 중소도시의 재정형편상 개발되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어서 ‘2020년 도시계획일몰제’ 이전에 민관합동으로라도 개발을 서둘러 보지만 여의치 않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를 해제하게 되면 추후 이 같은 도심공원 확보는 불가능할 것인데, 어떻게든 방안이 찾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이와 같은 어려움 속의 한국의 도시에서 포항시의 폐철길 활용의 ‘그린웨이’는 매우 좋은 도시공원 조성의 예라고 본다. 물론 포항에서는 도심만이 아니라 바닷가와 외곽 숲에 에코트레일이라는 이름의 산책길이 개통되고 있다.

이러한 트레킹 코스들이 개발되어 시민의 건강향상만이 아니라 도시홍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이렇게 지정된 에코트레일을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여 지정된 곳이 아닌 야산의 무분별한 트레일 구축은 자제해 수림대 보전 및 야생동물 삶의 터전 보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미국여행에서 가본 곳은 동네 근처의 군립공원이나 국립공원이 아닌 한 작은 시 영역에 있는 그리 크지 않고 한 20만평 되어 보이는 ‘디스칸소가든’이다. 이 공원은 과거 한 부유한 이의 소유였는데 이를 시에 기증해 넓은 정원은 공원이 되고 집은 전시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거대한 오크추리 숲이 있고, 수많은 꽃들이 피어나지만 비교적 인위적으로 가꾸지 않고 자연 그대로를 보전하며 트래킹루트를 조성하였고, 광장 숲에서는 음악회며 각종 행사들이 열리기도 하는데, 인근 주민들이 자주 애용하는 것 같다.

입구에서 1회 출입은 1인당 7~8불, 1년 패스가 2인 80불 정도인데, 이는 이익보다는 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필자도 집사람과 시원한 아침나절을 이용해 돌아보았는데, 우리나라도 필요하다면 이러한 방식 도입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우리 한국의 도시에서 아무리 교외도시라도 하더라도 이러한 규모의 공원을 조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한국의 도시에서는 그린웨이, 옥상정원, 가로수 길 등의 조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옥상정원은 이미 공공건물이나 대규모 상업용 건물 등에 다수 조성하고 있다고 보아지는데 조밀하게 개발된 한국의 도심에서 녹지축이 이렇게 점 점 연결되더라도 나쁠 것은 없다고 본다.

도시개발 사업이나 산업단지 혹은 경제자유구역 등의 개발에 있어서도 지자체로서는 다양한 토지이용 내지 조닝상의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공공을 위한 녹지대 내지 공원을 여분으로 건설하도록 유도함이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도시의 일반 건물의 신축에 있어서도 다양한 인센티브와 함께 건축선 조정 등을 통해서 가로수길 내지 가로수공원을 조성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도시개발의 특징인 대단위 고층아파트단지의 경우에도 자체적인 녹지대는 물론이지만 인센티브 활용을 통해서 주변부에 공공용도의 소공원, 주차장 등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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