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관광단지인 울진 불영계곡이 폐허가 됐다. 이 지경이 되도록 울진군 무엇을 했단 말인가. 울진군이 한 것은 특혜의혹이 짙은 수탁업체를 선정한 것이 전부다.

30여억원을 들여 조성한 불영계곡 캠핑장이 수탁운영업체의 방만한 운영과 울진군의 외면으로 ‘폐허’가 돼가고 있지만 울진군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진입로마저 막히고 무성한 잡초에 여기저기 나뒹구는 건설 자재, 번호판 영치차량까지 장기주차되는 등 관광단지 인지 폐기물 처리장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다.

3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퍼부어 놓고도 모자라서 폐허로 방치한 것은 울진군의 행정 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안타깝다.

울진군의 출발과 발상은 좋았다. 사유지였던 불영계곡 휴게소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고 캠핑장으로 조성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캠핑족들의 유치에 나서며 관광객 유치 등 부가적인 수익창출을 도모하려 했다.

이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토지·건물 매입비 8억9천여만원, 캠핑장조성 5억여원을 비롯해 올해 6월 완료된 건물 리모델링 사업비 7억6천여만원까지 합하면 모두 21억5천만원 규모에 달한다.

문제의 발단은 위탁업체 선정이었다. 위수탁업체인 모 건설사가 정상운영을 한 기간은 2~3개월에 불과했으며 사실상 방치했다. ‘명품 계곡’의 명성을 떨치던 불영계곡은 이때부터 ‘동네 폐허’로 전락했다.

캠핑장은 차량 진입로부터 바리케이드로 막혀있었으며, 주차비 징수를 위해 설치한 차단기도 묶인 채 가동하지 않고 있었다.

텐트 설치를 위한 데크와 보행로에는 잡초가 무성히 자라나 있었으며 관리실과 최근 리모델링을 완료한 휴게소 건물은 문이 굳게 잠겨 있었고 유리문 너머로 테이블과 의자 몇 개가 나뒹굴고 있을 뿐이었다.

주차장에는 번호판도 없는 의문의 차량 한 대와 고가의 수입 스포츠카 한 대가 천막으로 덮인 채 놓여 있었다. 불영계곡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불영계곡을 폐허로 만든 울진군은 책임을 통감해야 하며 경북도는 책임자를 색출해 엄중 문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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