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돈을 빌려 줄때는 떼일 때를 대비해 돌려받을 수 있는 범위에서 대출해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돈을 빌려 받은 기업이나 사람들이 못갚을 것을 대비해 담보를 충분히 잡아 놓는다.

이를 위해서 은행은 자체 감정평가와 심사를 통해 감정평가액의 60%에서 80% 범위 내에서 대출을 실행한다. 그런데 대구은행의 공장물건 대출 손실을 보면 법원에서 감정평가기관을 통해 감정한 평가액보다 턱없이 높게 감정평가액을 산정해 손실을 자초하는 사례가 적지않다.

대구은행이 빌려준 돈이 법원경매 감정가액보다 훨씬 높다는 것은 정상적인 경매를 실시해도 높게 산정한 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경락가마저 반토막 나고 있다. 결국은 처음부터 과도하게 대출해준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은행은 공장대출물건의 경우 공장건물과 시설, 대지 등에 대한 감정평가 외에 기업의 가치를 산정하기 때문에 외형적인 감정평가보다 높게 산정할 수밖에 없는 특수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대구은행의 공장물건손실은 올 들어 전체 대출매각손실 가운데 84.6%인 111억원을 차지했다. 공장물건손실은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전체 부실채권 매각손실 가운데 186억원이 공장대출 물건이다.

이 같은 손실 규모는 본지가 대구은행이 대구·경북지역 법원에 경매를 신청한 내역을 토대로 분석한 현황이다.

대구은행이 올해 부실대출과 관련해 매각을 요청한 대구·경북지역 경매물건 177건 중 공동물건을 제외하고 매각을 종결한 99건의 물건에 대한 손실은 총 131억9787여만원으로 조사됐다.

부실대출 가운데 상당수 물건이 법원경매가보다 높은 대출액을 실행해 손해를 초래했는데 아직 경매가 진행 중인 다수의 공장 물건들을 포함하면 손실액은 훨씬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공장물건의 부실대출 관리에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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