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입주 아파트 가격 급등, 대표급 아파트 가격 침체
‘포항자이’ 등 일부 아파트 6개월 사이에 1억6천만원(48%) 폭등
일부 특정 아파트 국한 투기 실수요자 피해 우려
포항시 아파트공급정책 신중하지 못해 더디다

ⓒ김창숙 기자

포항지역 아파트 매매거래시장에 왜곡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진피해 이후 신규공급물량이 중단되면서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액이 급등하고 포항시의 아파트 공급정책은 신중하지 못해 더디다.

공급확대를 통한 수급조절이 필요하지만, 포항시의 도시주택정책은 뒷북 행정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수요에 비해서 공급물량 부족현상이 계속되면서 일부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신규아파트 급등현상과는 달리 10년 전후 준공한 지역 대표급 중견 아파트는 지진피해로 하락한 가격도 회복하지 못하고 침체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파트가격 왜곡현상은 ‘부익부빈익빈’ 현상마저 불러오고 있다.

포항지역 아파트 수급불균형은 사전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미분양관리대상지역 시절 미분양 소진 이후를 대비한 대책마련이 필요했지만 미분양을 이유로 아파트공급에 소극적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이미 승인한 아파트 사업 규모만으로도 수급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충분한 물량이라는 입장이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전문가들은 “사업승인 대부분이 수 년 이내 아파트 분양에 나서기에는 어렵다”고 지적하며, “포항시가 시장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포항시의 주택정책은 서둘러 수립한 도시관리계획과 서로 배치된다. 시는 지난해 11월 도시관리계획을 어렵게 통과시켰다.

아파트건설과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지만 지구단위계획과 아파트사업승인 등 후속 조치는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도시관리계획에서 양학동, 학잠지구, 양학지구, 무소지구, 용흥지구 등 아파트 건립을 위한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수립했지만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답보상태이다.

속도가 생명인 포항시의 도시주택행정은 여기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아파트분양에 제동을 거는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포항시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현재 상황에서 오히려 미분양을 우려해 분양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수급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라고 지적하며, “미분양관리대상지역 지정된 상태에서도 미분양물량 소진 이후를 대비하는 대책을 심도 있게 마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포항지역의 신규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3월에 입주한 596세대 규모 ‘두호SK뷰푸르지오'’ 마지막으로 앞으로 3~4년 동안은 신규입주 물량이 없는 상태다. 포항지역의 아파트수급 불균형은 일부 신규아파트 가격 폭등을 불러오고 있다.

‘포항자이’, ‘장성푸르지오', ’두호SK뷰푸르지오‘, ’창포메트로시티‘ 등 신규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증하고 있다.

‘포항자이’의 실거래 기준,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해 9월 3억3천7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6월 20일에는 5억원(22층)에 거래되면서 9월에도 이 같은 가격이 고착화됐다. 9개월 동안 48%가 폭등한 1억6천300만원이 올랐다.

공급부족현상은 고질적인 미분양아파트로 지목된 ‘두호SK뷰푸르지오’, ‘장성푸르지오’의 미분양 물량마저 소진시켰다.

이들 아파트는 포항지역 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받아 미분양 물량이 한때 1천여 세대에 달했으며, 이는 포항지역이 아파트분양관리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정도로 미분양이 속출했었다.

미분양 물량으로 인해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2~3천만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매입물량이 없다. ‘두호SK뷰푸르지오’의 전용면적 84㎡ 경우 올해 9월 평균 실거래가가 3억6천250만원이다.

올해 3월 입주 당시 3억2천만원에서 최고 3억8천만원까지 거래됐으며 매매가액이 18.8%가 올랐다. 올해 3월 준공되기 전까지 2년여 동안 분양실적이 극히 저조해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3천만원까지 내려간 점을 감안하면, 최고 30% 정도가 급등한 셈이다.

‘장성푸르지오’의 전용면적 84㎡ 기준 3억5천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아파트 역시 올해 1월 입주했으며 이 당시 거래가격은 3억500만원이었다. 입주 전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보인 일부 미분양 아파트가격을 감안하면 20%정도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단지 규모의 ‘창포메트로시티’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8년 3월에 입주한 이 아파트도 평형에 따라 2천만원에서 3천만원에 달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보였지만, 현재는 매도 물량이 없다.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84㎡ 기준 현재 3억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고 3억3천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한 이 아파트는 지난해 1월 2억5천500만원에 거래됐다. 당시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인해 2억2천만원선까지 하락해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8천만원에서 1억1천500만원정도 올랐다.

흥해 초곡지구도 마찬가지다. 1609세대 규모의 ‘초곡삼구트리니엔시티’ 역시 지난 2019년 1월경 입주 당시 평균 거래액이 2억4천800만원이었다. 지난 2019년 7월 2억3천500만원으로 하락했다가 현재는 2억5천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분양 당시에는 1~2천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지진피해로 일시적으로 가격이 내려갔다가 다시 회복한 케이스다. 반면 신규아파트와는 달리 포항지역 대표적 중견아파트는 좀처럼 매매가액의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2천130세대 규모의 지곡동 ‘효자그린2차’의 경우 9월 현재 평균 실거래가가 2억5천만원이다. 올해 1월 2억3천750만원까지 내려갔다가 소폭 올랐지만 지난 2018년의 2억6천250만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잠그린파크명품’도 지난 2018년 8월의 2억3천75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도 2억3천750만원이다. 이 아파트는 2억1천250만원까지 내려갔다가 올해 1월 그나마 수년 전 가격을 회복했다.

포항시 북구 한 공인중개사 대표 C씨는 “아파트가격 왜곡현상은 포항에 향후 3년간 신축 입주 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며, “지진을 경험한 포항 시민들의 신축 수요가 크다는 걸 파악한 투자자들이 실수요자보다 한발 앞서서 아파트를 사들였다”고 말했다.

강신윤·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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