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연료 없는 차세대 위성 추진 시스템 개발 성공으로 환경·안전 문제 해결
독성이 강한 연료 없이도 우주에서 즉시 점화되고 장기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혁신적인 위성 추진 기술이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안나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기계공학과 교수와 박사과정 이정락 씨 연구팀은 강홍재 한국기계연구원(KIMM) 선임연구원과 공동으로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해 아산화질소 기반 추진기관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친환경 저장성 추진 시스템을 실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항공우주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Aerospace Science and Technolog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수행된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이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스페이스X를 비롯한 해외 발사체의 운용 효율이 크게 향상되고, 지난 11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성공하면서 국내외 우주 수송 능력이 전반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발사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위성 군집 운용, 저궤도 위성 서비스, 달 탐사 등 우주 임무가 장기화·다양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필요할 때 바로 점화되고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는 '저장성 추진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기존 하이드라진 연료는 강한 독성과 까다로운 취급 절차로 인해 환경·안전 문제를 안고 있어, 이를 대체할 보다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추진 기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비교적 안전한 물질인 아산화질소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치과 마취제로 사용될 만큼 취급하기 쉬운 이 물질은 우주·항공 산업 적용에 있어 여러 한계를 보여왔다. 연료와 함께 태우는 방식은 소형 추진기에서 효율이 낮고, 촉매를 사용하는 방식은 구조가 복잡하며, 연료와 산화제를 미리 섞는 방식은 폭발 위험이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플라즈마를 이용하여 이 딜레마를 해결했다. 번개나 오로라처럼 에너지가 매우 높은 상태의 물질인 플라즈마는 연소 반응을 훨씬 쉽게 시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적용한 '회전 글라이딩 아크 플라즈마'는 짧은 시간 안에 3차원 공간에서 플라즈마를 활성화해 기존에는 불이 붙지 않던 조건에서도 연소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산화제 대 연료 질량 비율이 1,000에 달하는 극한 조건에서도 촉매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연소 효율은 87.8%에 달했다. 연료 비율이 이상적인 구간에서는 이론적 한계에 가까운 99.9%의 효율을 기록했다.
이번 성과는 복잡하고 무거운 촉매나 예열 장치를 제거해 위성 무게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폭발 위험이 있는 예혼합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안전성과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안나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플라즈마 기술을 통해 차세대 친환경 추진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한 성과"라고 밝혔다. 강홍재 선임연구원은 "연구팀의 기술은 저전력에서도 높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어 소형 위성부터 장기 임무 추진체까지 폭넓게 활용될 잠재력이 크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사업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