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토지거래 위법의심...131건 중 88건 적발 67% 달해...환치기·무자격 임대 등 수법

ⓒ김창숙 기자
ⓒ김창숙 기자

국내 부동산 시장이 외국인 투기 자금의 유입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의 비주택과 토지 거래를 대상으로 1년간 기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 3건 가운데 2건이 위법이 의심되는 거래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와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외국인의 비주택(오피스텔)과 토지 거래 중 이상 거래를 집중 조사한 결과, 총 88건의 위법 의심 사례를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해당 기간 외국인 부동산 거래 신고 가운데 조사 대상은 주택 36건, 토지 36건, 비주택 95건 등 모두 167건이었다. 이 가운데 비주택과 토지 거래 131건 중 67%에 해당하는 88건이 위법 의심 거래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이들 거래에서는 해외 자금의 불법 반입, 자격이 없는 임대업 영위, 편법 증여, 대출 자금의 목적 외 사용, 거래 금액 및 계약일 허위 신고, 불법 전매 등 다양한 방식의 위법 행위가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례를 보면 외국인 A씨는 서울의 한 오피스텔을 매입하면서 매매대금 3억9500만원 가운데 3억6500만원을 여러 차례에 걸친 해외 송금과 현금 휴대 반입 방식으로 마련했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1만달러(약 1400만원)를 초과하는 현금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신고하지 않거나, 이른바 ‘환치기’로 불리는 무등록 외국환 거래 방식으로 자금을 반입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외국인 B씨는 90일 이내 단기 체류 자격으로 입국해 임대 활동을 할 수 없음에도 서울의 오피스텔을 매수한 뒤 임대보증금 1억2000만원 규모의 월세 계약을 체결해 체류 자격 범위를 벗어난 임대업을 영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외국인 C씨는 서울의 한 아파트를 49억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사내이사로 있는 법인(특수관계인)으로부터 38억원을 차입했다. 하지만 해당 차입금에 대한 정상적인 회계 처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법인 자금 유용 및 특수관계인 간 과도한 차입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외국인 D씨의 경우 경기도 소재 단독주택을 14억5000만원에 매입하면서 기존에 보유하던 아파트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돼 대출 규정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국토부와 부동산감독추진단은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위법 의심 사례를 법무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에 통보해 경찰 수사와 미납 세금 추징 등 후속 조치가 진행되도록 할 계획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외국인의 주택 이상 거래를 대상으로 한 기획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위법이 의심되는 거래 210건을 관계 기관에 통보한 바 있다.

국토부는 내년에도 외국인의 주택·비주택·토지 거래를 대상으로 한 이상 거래 기획 조사를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외국인의 실거주 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단속도 시작한다.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8월 26일부터 외국인이 실거주 목적이 아닌 경우 주택을 매입할 수 없도록 서울 전역과 경기·인천 주요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로부터 사전에 주택 거래 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인 지난 26일까지 해당 주택에 입주해야 하며, 주택 취득 이후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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