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는 이번에도 체비지 매각에 실패했다. 3차에 걸쳐 119개 필지 전부가 무응찰이라는 고배를 마신 거이다.
선거를 앞둔 민선 행정의 성과 평가 국면에서, 거의1지구는 차기 구미시장에게 가장 먼저 풀어야 할 현안이자 부담으로 떠오른 셈이다. “공공이 건들면 망한다”는 아이러니를 누가,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구미시는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를 통해 거의1지구 체비지 119필지를 세 차례에 걸쳐 매각에 나섰다. 지난 26일 뚜껑을 연 결과 단 한 건의 응찰도 확인되지 않았다.
10월 28일 진행된 1차 매각에서 43개 필지가 모두 무응찰로 끝난 데 이어, 이후 2차·3차 공매 역시 같은 결과를 반복했다. 준공 반년 만에 추진한 첫 매각이자, 사실상 전면적인 실패다.
행정 내부에서도 “3차 연속 전면 무응찰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시장의 관심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황의 심각성이 다르다는 평가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성적표는 단순한 사업 실패를 넘어 정치적 부담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매각에서 제시된 감정가는 단독주택용지가 평(3.3㎡)당 256만~336만원, 근린생활시설용지가 450만~500만원 수준이다.
구미시는 사업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가격 책정이라는 입장이었지만, 시장에서는 “입지 경쟁력을 감안하지 않은 행정 논리”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교통 접근성과 생활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거의1지구의 여건을 고려하면, 구미시내 일반 택지와 유사한 가격은 수요를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구미 단독주택용지 시장은 거래가 거의 멈춘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입지 여건이 더 열악한 공공 택지를 같은 가격대로 내놓은 것은 유찰을 자초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 일각에서는 매각 전부터 “10% 낙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긴 했지만 실제로 받은 ‘0% 낙찰’이라는 성적표에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거의1지구는 구미시가 46만1715㎡ 부지에 총 1153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직영 도시개발사업으로, 지난 5월 준공됐다.
그러나 준공 이후 반년이 지나도록 체비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정 부담만 누적되고 있다. 입찰가대로 매각이 이뤄진다고 가정해도 이미 110억원이 넘는 손실이 확정된 상태다.
여기에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서 전출한 279억원도 부담 요인이다. 해당 자금은 연 2.83% 금리로 3년간 이자만 납부하다가 이후 5년 동안은 원리금을 상환하는 구조로 총 8년의 회수 기간을 가진다.
체비지 매각이 장기화될수록 이자 부담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문제는 같은 시기 구미 민간 부동산시장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 구미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약률 90% 이상을 기록하며 사실상 완판했다.
경북 전역에서 청약 미달과 계약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구미는 실수요를 기반으로 한 수요 흡수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구미지역 시장 자체가 얼어붙은 것이 아니라, 상품성과 입지, 가격 판단의 문제”라고 분석한다.
이 사업은 남유진 전 시장 시절 착수돼 장세용 전 시장 재임기 동안 본격화됐고, 김장호 현 시장 들어 준공과 매각하면서 전 단계에 거쳐 난항을 겪고 있다.
구미시가 직접 조성한 사업인 만큼 차기 시장의 공약으로 들고 나와 제대로 수습하길 바란다.
이영우 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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