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째 ‘임시 건축물’ 상태에서 운영중인 경주엑스포공원 시설물에 대한 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경주엑스포 공원 건축물은 ▲화재 등 재해에 취약한 경량골조 ▲돈 먹는 하마 ▲내로남불 행정 등으로 후유증과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경주엑스포공원 각종 시설은 경북도와 경주시가 소유하고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 공공시설은 1998년 개장 당시 지어진 노후 건물일 뿐만 아니라, APEC 행사를 위해 최근 신축한 전시장조차 ‘임시 건물’로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가설건축물 특성상 매년 막대한 혈세를 유지보수비로 사용하고 있어 예산운용 효율성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주엑스포대공원에는 전시장, 공연장, 사무실 등 총 45개 동에 달하는 시설이 정식 건축물이 아닌 가설건축물로 등재돼 있다.

가설건축물은 재해 복구, 흥행, 공사 현장 사무소 등 임시 목적을 위해 한시적으로 축조하는 건축물이다. 일반 철근콘크리트 건물에 비해 내구연한이 짧고, 구조 안전 및 화재 방지 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하지만 경주엑스포대공원은 이러한 가설건축물을 사실상 ‘영구 시설’처럼 운용하고 있다.

건축물 내역을 살펴보면 1동부터 43동까지 빼곡하게 가설건축물 목록이 나열돼 있으며, 이 중에는 올해 10월 준공된 ‘경제전시관(2757㎡)’과 ‘한수원홍보관(2434㎡)’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적 대사인 APEC 정상회의를 위해 지은 최신식 건물조차 백년을 내다보는 정식 건축물이 아닌, ‘임시용’으로 지은 것이다.

본지가 확보한 ‘문화엑스포공원 및 건축물 유지관리 보조금 내역(2020~2025년)’을 분석한 결과, 최근 6년간 투입된 유지보수 예산은 총 98억원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20년 14억원 ▲2021년 12억원 ▲2022년 23억원 ▲2023년 17억원 ▲2024년 15억원 ▲2025년 17억원 등이다. 이 예산은 경북도와 경주시가 각각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

이 예산액이 가설건축물 유지보수에 한정해 사용되는 것은 아니나 최근까지 누수 등의 내구성 문제가 발생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 부분 가설건축물에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전 문제도 심각하다. 본지 취재결과 다수의 전시시설과 화장실, 창고 등이 ‘경량철골구조’나 ‘컨테이너’로 축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량철골구조(샌드위치 패널 등)는 시공이 간편하고 저렴하지만, 화재 시 급격한 연소 확대와 붕괴 위험이 있고 지진에도 취약하다.

시민사회에서는 행정의 이중 잣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반 시민이나 기업이 가설건축물을 신고 된 목적 외로 장기간 사용하면 지자체는 즉각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거나 고발 조치한다.

하지만 관리 감독의 주체인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자신들이 소유한 엑스포공원 건물에 대해서는 20년 넘게 ‘존치 기간 연장’이라는 행정 절차만 되풀이하며 면죄부를 주고 있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이 ‘가설(假設)된 안전’ 위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안전하고 투명한 ‘정식 행정’으로 거듭날 것인지, 경주시와 경북도의 결단이 주목된다.
저작권자 © 영남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