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협 팝스 대표

재즈 ‘Jazz’, 단어만 들어도 왠지 모를 엇박자의 영혼이 느껴진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재즈 음악은 1800년대 후반 미국에서 시작된 흑인음악의 장르로 처음엔 재즈Jazz라는 명칭보다 블루스라는 호칭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1920년대 트랜지스터 라디오 발명과 급속한 미국식 자본주의의 발전 등을 힘입어 재즈jazz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적으로 지배적인 장르로 올라가게 된다. 1940년~1950년대는 재즈의 전성기라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비밥BeBop, 쿨재즈Cool Jazz, 하드밥Hard Bop 등의 여러 스타일적인 성장을 거쳐 바다 건너 영국에 영향을 주어 록음악 탄생을 일으키고, 자국에서는 알앤비RNB(Rhythem and blues)와 소울soul, 뿐만 아니라 지금의 팝pop음악의 모태가 되는 등 대중음악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재즈라는 장르가 처음 소개된 시점은 정확하지는 않으나 한국전쟁 이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시 미국음악의 흐름은 이미 재즈의 탄생과 흥행을 지나 다른 여러 장르의 탄생과 발전을 함께하고 있었다.

당시 미군이 주둔하고 있던 한국의 미군기지 클럽에선 초기 재즈의 형식(빅밴드, 비밥 등 흑인 중심의 재즈)보단 로큰롤과 록음악 등 백인들이 함께하는 형식의 음악이 주류였다.

광복 이전의 일제강점기 시절 음악 형태 외엔 전무했던 한국 대중음악은 비로소 한국전쟁 이후 미군기지 클럽(미8군)에서 흘러나온 음악으로부터 급속한 발전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전국 곳곳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부대와 1957년부터 방송을 시작한 공중파 방송인 주한 미군 방송(AFKN)을 통해 미국의 대중 문화가 한국 사회로 마구 쏟아져 들어왔다.

또한 주한 미군을 위안하기 위해 조직된 미8군 무대는 한국 연예인에게는 대중적인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터전이 되었다. 실제 이 무대를 통해 대중적인 스타로 성장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1960년대 이후 방송에 진출한 미8군 무대 출신 연예인들에 의해 한국 사회는 본격적으로 미국식 대중문화와 음악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대중들에게 알려진 재즈jazz 음악은 재즈뮤지션들이 실제 연주하는 재즈음악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아마 이런 역사적인 차이로 인한 한국대중들의 재즈음악의 이해가 다소 차이가 있지 않나 하는 의견이 현대 뮤지션들의 분석이다.

한편으로는 초기 재즈음악의 특징인 업비트upbeat, 당김음syncopatioin, 즉흥연주improvisation 등이 3박자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 민속 음악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 음악정서와 상당히 통한다 할 수 있다. 특히 ‘블루스’ 음악의 악곡의 형식(Form)이 우리 정서와 잘맞는 부분이 아주 많다.

흑인들의 착취와 고난의 역사적 배경 속 한이 담겨 있는 가사의 반복(라임Rhym)과 업비트의 리듬이 주는 느낌과 우리의 식민지 역사 속 한이 어쩌면 이리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지... 닮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3박자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음악과 재즈의 스윙리듬Swing의 공통점 등이 주는 느낌은 아마도 한의 역사가 공유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여러 부분은 재즈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아주 많은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재즈의 대중화, 흥행, 그리고 재즈의 한국화, 등 다양한 주제로 고민을 하고 있지만 대중들 속으로 스며들기로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중음악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뛰어난 대중적 문화수준으로 꾸준한 대중문화와 대중음악을 동시에 발전시켜왔다. 이른바 ‘K-pop’의 위상을 전세계에 떨치게 된 원동력이 된 인터넷과 SNS, 드라마, 영화 등과 한류열풍과 더불어 다양한 한국 컨텐츠들과의 협업 등과 같이 수많은 요인들이 있지만 현재의 K-pop은 한국적인 역사적 특징을 고스란이 담아 대중문화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와 함께 한국 재즈음악의 발자취를 다시한번 재조명 해보려 한다.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수많은 뮤지션들과 그 종사자들에게 앞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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