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서 정한 정화 조치 피하기 꼼수 의혹 제기…"폐기물 처리 작업 과정” 해명…토양오염도검사 마쳐 관련 無…관련법 위반 주장 무관 반박…취재진, 건축 현장 방문 결과…절토 유사 행위 이뤄져 의심
대구시 달서구 본리동 한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착공 신고를 하지 않은 채 흙을 깎는 행위(절토)를 하고 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어 관련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제보자 A씨는 본리동 건축 현장에서 3m 이상 절토를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으며 이는 건축을 하기 위한 터파기 수준으로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허가를 받거나 건축법상 착공 신고 등을 수반해야 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A씨는 사업시행자 측이 절토를 한 뒤 성토까지 할 것으로 보인다며 건축 현장에는 오염토가 묻혀 있는데 이처럼 새로운 흙으로 치환하는 작업을 하는 이유는 법에서 정한 정화 조치를 피해나가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달서구와 사업관계자는 이에 절토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건설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 등을 반출하기 위한 폐기물 처리 작업 과정으로 제보자가 관련법을 위반했다는 주장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또 A씨의 주장과는 다르게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토양오염도검사까지 마쳤으며 법적 기준을 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러나 전문가 및 기관에서 직접 현장의 시료를 채취한 결과가 아니라 믿기 힘들다며 맞서고 있다.
제보를 받은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결과 포클레인 2대가 분주히 흙을 깎아내려가고 있었다. 이를 제보자는 일반 사토(또는 오염토)라고 주장했으며, 달서구와 사업관계자는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건설폐토석으로 판단하고 있다.
절토 깊이는 포클레인 몸체에 달하는 수준이라 제보자의 주장과 같이 3m 족히 돼보였다.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일반 사토 형태로 보일 수 있는데 달서구와 사업관계자는 이를 폐토석으로 보고 건축법을 적용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달서구와 사업관계자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흙이 일반 사토가 아니라 폐토석이기 때문에 폐기물로써 폐기물관리법과 건설폐기물법 등을 적용받는다며 제보자가 주장하는 법령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제보자 A씨는 그러나 해당 현장에 건설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는 달서구와 사업관계자의 주장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이 현장 대부분은 지난해 말 건축물 철거가 완료됐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이상 발생할 폐기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반론했다.
실제로 취재진이 달서구 건축과에 질의한 결과 대부분의 건축물은 지난해 해체공사(철거) 완료된 상황이다. 단 일부 필지에서 아직까지 해체가 진행 중인데 흙을 깎는 듯한 행위는 신고가 완료된 곳을 포함해 모든 필지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취재진이 제보자와 함께 방문한 현장은 14개 필지로 이뤄진 블록 형태로 이중 12개 필지는 해체가 완료됐으나 제보자의 주장처럼 모든 필지에서 3m 이상 흙을 깎는 듯한 행위가 진행 중에 있었다.
건축물관리법에 따르면 건축물 해체공사 완료 신고는 건축물 해체는 물론 폐기물 반출까지 모두 완료된 이후 하도록 돼있다. 즉 완료 신고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더 이상 발생할 폐기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달서구와 사업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리되지 않은 건설폐기물과 땅 속에 묻혀 있는 사업장폐기물이 있을 수 있기에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깊게 흙을 깎는 듯한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제보자와 달서구·사업관계자가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사건을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건축 현장의 흙이 일반 사토인지 아니면 폐토석인지 분명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공무원 등이 입회한 상태에서 전문기관의 시료 채취로 오염 여부를 검사한다면 제보자가 제기한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달서구 측은 의혹만으로 행정을 집행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달서구 관계자는 “해당 현장은 법에서 정한 특정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이 아니어서 토양오염도검사 의무 대상이 아니다”라며 “오염토라면 정화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제보나 민원이 있었다는 이유로 검사를 강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제보자 A씨는 “바로 인근의 다른 건축 현장도 토양오염도검사 결과 불소가 많이 나오는 오염토로 인정돼 정화 조치가 있었다”며 “환경 보호에 앞장서야 할 행정당국이 법령상 의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고 지탄했다.
이어 “해당 현장의 흙이 오염토인지 아닌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폐기물이 아닌 사토가 반출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달서구는 폐토석이라 보고 반출을 용인하는데 철거가 다 끝난 현장에서 왜 건설폐기물이 발생하느냐”고 성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