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아파트 부지 입도선매 재추진… 선거 앞둔 선심성 논란
주민 요구 있어도 의회는 신중…“토지 매입 뒤 계획부터 내놔야”... 사전 협의도 없이 30억 매입 재추진…선거 전 강행 부담만 키워... 다른 지방의회는 선거 전 회기 마무리… 울릉군의회만 다시 열기엔 무리
울릉군이 군의회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아파트 사업 용지에 ‘입도선매’를 또다시 강행하고 있어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을 울릉군이 밀어붙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해석이 분분하다.
울릉군은 공공주택 개발을 명분으로 저동초 맞은편 토지 울릉읍 도동리 359번지 등 5필지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토지매입안은 지난달 임시회에 상정조차 못하고 무산됐음에도 또다시 의회 설득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동주민들이 군의회를 항의 방문하는 등 주민들마저 동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울릉군은 “토지를 먼저 확보한 뒤 LH와 경북개발공사를 설득하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본말이 전도된 행보를 보이면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릉군은 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대상 토지에 대한 안전성 검토 결과 ‘문제 없음’이라는 결론이 나오자, 이를 근거로 재차 30억원의 예산 요구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정작 매입 이후 LH나 경북개발공사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지, 협의가 불발될 경우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여전히 제시되지 않은 상태여서 여전히 매입의 동력은 확보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의회 안팎에서도 “선거 전에 땅부터 사두고 보자는 식의 선심성 행보가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주민 요구만을 이유로 불확실한 사업에 30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의회가 문제로 삼는 부분은 토지를 매입한 이후의 계획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울릉군은 “부지를 먼저 확보해야 LH나 경북개발공사와 본격적인 협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두 기관과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 토지 매입 이후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본지 탐사보도팀이 확인한 결과 LH와 경북개발공사 모두 “해당 부지와 관련해 울릉군과 공식 협의를 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군이 30억원을 들여 토지를 먼저 매입하더라도, 이후 공공주택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셈이다. 이상식 군의회 의장 역시 현재로서는 추가 임시회나 추경 편성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4월 초 간담회를 여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으며, 울릉군에도 토지 매입 이후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현재 임시회나 추경을 별도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주민들 목소리가 큰 만큼 간담회는 검토하고 있지만, 군에서도 토지를 산 뒤 무엇을 할 것인지 부터 먼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회에서는 오히려 이런 상황일수록 더욱 원칙적인 심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민 요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십억원의 예산을 먼저 집행했다가, 정작 사업은 진전되지 못한 채 토지만 남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공주택 필요성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지만, 이번 사안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대부분의 지방의회는 선거를 앞둔 시기에는 사실상 임시회를 마무리한 뒤 지역 일정과 선거 준비 등을 이유로 별도의 회기를 잡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울릉군의회만 특정 부지 매입 문제를 위해 선거 직전 원포인트 임시회나 추경을 다시 여는 것은, 안건의 필요성과 별개로 “왜 이 사안만 유독 서둘러 처리하느냐”는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굳이 선거 전에 토지 매입을 다시 밀어붙일 경우, 매입이 이뤄져도 “무리하게 처리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무산되더라도 주민 반발이 커질 수 있어 의회와 집행부 모두 부담만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울릉군 관계자는 “공공주택 사업은 다른 개발사업과 달리 사업 주체가 부지 확보 여부가 중요하다”며 “개발 가능한 땅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는 적절한 부지를 먼저 확보해 두지 않으면 사업 자체를 추진할 기회조차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 전문가는 “지금은 땅을 사야 할 시점이 아니라, 왜 지금 반드시 사야 하는지를 울릉군이 먼저 증명해야 할 시점”이라며 “주민 요구만으로 30억원을 집행할 수는 없는 만큼, 의회는 선거와 무관하게 원칙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