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출마로 대구 격랑 "바꿀까vs참을까"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여야 공방 격화 속 여론조사 선두

2026-03-31     강병찬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지역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는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오가는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김 전 총리의 출마 선언 직후, 지역 민심은 "바꿀까vs참을까"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신매시장의 한 상인은 "과거 지역구 의원 시절 공영주차장 건설 등 실질적인 성과를 냈던 김 전 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반면, 보수 지지층을 중심으로 "정권 견제를 위해 보수의 뿌리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강하다.

정치권의 반응은 더욱 날카롭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 후보들은 대구 시정을 바로잡을 역량이 없다"며 보수 진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맞서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총리의 출마를 "목적을 위한 공수표"라고 폄하하며, 그가 고향을 떠나 있다가 이제야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고 직격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대구 정치 구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찬 KPO리서치 대표는 "대구 경제의 어려움으로 변화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열망이 민주당의 승기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엄기홍 경북대학교 교수는 "무소속 후보의 출마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보수 분열에 따른 3파전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며 "결과에 따라 대구 보수 정치가 근본적인 개혁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이러한 긴장감을 반영한다. TBC 대구방송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차기 대구시장 인물 적합도' 조사에서 김 전 총리는 49.5%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후보들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김 전 총리는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경계심이 역력하다. 추경호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김 전 총리의 출마를 "민주당의 선거 책략"이라고 규정하며, 대구를 위한 진정성 있는 선택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홍석준 전 의원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총리를 "정치 철새"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그가 과거 공직 재임 시절 대구를 위해 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