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김성호 한수연 회장 “혁신·상생으로 어촌·어업의 미래 찾을 것”

2020-01-01     이휘준 기자
“땀과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3만여 명 회원 ‘한수연’ 회장 최연소 당선
“한국 미래먹거리는 바다에서 창출된다”
해양수산부 선정, 한국 신지식인 대상 수상
미·중·유럽시장 개척 해외수출 구축할 것
어업발전정책, 해수부와 긴밀한 협력 강화
오징어·문어빵 개발 특허, 국민 간식 유명
어촌청년창업 재정지원, 사업 노하우 전수


“우리 미래의 성공은 땀과 흘린 눈물의 양과 비례한다”는 김성호(50) 제17대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전국 3만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국내 수산업 최대 규모 단체를 이끌어가는 대표다. 김 회장은 지난 2019년 12월 12일 서울시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역대 최연소 한수연 회장에 선출됐다.

한수연은 수산업 전문경영인 육성과 수산업 발전을 위한 개혁 선도, 어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풍요로운 어촌을 건설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산하에 부산·전남 등 전국에 12개 광역도연합회와 목포·포항 등 70개 시·군 연합회로 구성돼 한국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조직이다.

김 회장은 제17대 한수연 회장으로 선출되어서 기쁘나 수산업 현실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어 당선 이후 축하인사마저 뒤로 물리치고 수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등을 개발하고 입안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물론이고 국회 등 관련기관을 분주히 찾아 나서고 있다.

그는 작금의 현실이 우리나라 수자원 고갈, 어업인 고령화, 중국어선 불법조업, 외국수산물 범람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산업 규모가 불과 3~4년 전만 해도 연간 6~700만톤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는 100톤 이하로 떨어져 수산업이 존폐의 위기로 진단하고, 자신의 회장 임기 내에 방안을 찾기 위해 몸이 부서지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김 회장은 우리의 미래먹거리는 바다에서 찾을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고, 국내 고객과 외국 바이어들이 찾아와서 구매하는 수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급변하는 어업환경에 발맞춰 수산업·어업 관련종사자의 경영의식 등을 개선하는 교육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격년마다 개최하는 한수연 최대행사인 한국수산업경영인대회를 통해 전국 3만여 명의 회원들이 친목을 다지며 회원들이 더욱더 단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수산업경영인과 어업인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최고의 대회로 만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영어조합법인 남양수산·푸드를 경영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1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한편 ‘무에서 유를 일궈낸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서 지역민으로부터 칭송받는 김재환 구룡포수협 조합장이 친삼촌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편집자 주)

Q.포항 출신 최초로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수연) 회장에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린다. 국내 수산업경영인들에게 막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산업 최대 단체의 대표가 되셨는데, 당선된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A.당선은 기쁘나 어깨가 무겁게 느껴진다. 현재 수자원 감소, 고령화, 수입수산물의 범람,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으로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6~700만톤에 달하던 국내 수산업의 규모가 100만톤 이하로 감소했다.

수산업 존폐의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당선 직후부터 국회와 해양수산부 등지를 방문하며 수산업의 현실을 논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등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Q.한수연 회장에 출마한 이유를 알려주신다면.
A.존폐의 위기까지 내몰린 수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청년층에 의한 어촌 살리기가 필수적이고, 다양한 정책의 검토·개발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중요한 것이 수산업의 여러 업종의 경험이다.

역대 회장님들의 경우 다양한 업종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이 많아 특정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포항시 수산조정위원회, 동해어업관리단, 경북FTA 대책 특별위원회 등을 거쳐 수산업의 다양한 분야와 사업 등에 경험이 있는 제가 수산업 발전과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선거 과정에서 지역 간 갈등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믿고 선출해주신 회원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 적극적인 정책 추진으로 수산업의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Q.한수연은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인지.
A.한국수산업경영인들의 자주적인 협동체로서, 전문 수산업 경영인의 육성과 경쟁력 강화, 수산업 발전을 위해 개혁을 선도하고 풍요로운 어촌을 건설하기 위해 설립됐다.

또한 수산업계의 새로운 기자재, 산업동향, 지식·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회원들 상호간의 소통 공간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Q.회장 재임 중 계획 중이신 사업에 대해서 알려주신다면.
A.우선 기존에도 진행되고 있던 전국 회원들과 어업인들의 교육 사업을 보다 다양한 의견을 받아 개선하고자 하고 있다. 또한, 궁극적인 목표가 어업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풍요로운 어촌 건설이니만큼 회원들의 소득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일환으로써 수산업 경영인 연합회 자체적으로 유통 팀을 꾸려 여러 MD들을 규합해 지역을 찾아가 해외 수출 판로를 개척할 계획을 갖고 있다. 어업 자체의 기반이 많이 무너진 상황이지만 기존에 마련돼 있던 수출 기반이 탄탄한 편으로, 이를 활용해 수출 판로를 개척하고자 한다.

국내 소비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중국이나 미국 등의 해외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지역마다 수출 컨설팅 시스템을 도입·구축하고, 수출입 관련 멘토링 제도를 확립해 수출 판로를 확보하고 진입 장벽을 낮추며, 수출지원금이나 수출지원사업 등의 인프라를 2020년 2월부터 구축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Q.격년마다 개최하는 한국수산업경영인 전국대회에 대해서 알려주신다면.
A.전국적으로 3만여 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수산업을 경영하고 있고, 어업이라는 일의 특성 상 시간 여유가 거의 없어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일 시간과 자리가 많지 않다.

이에 한수연 전국대회를 마련함으로써 전국의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시·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회원들 간의 소통과 시장상황 및 단가 파악 등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는 소통의 장이 1997년 제1회를 시작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본 전국대회에서는 200개 이상의 부스를 확보해 기자재 전시관을 운영함으로써 부산·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별개로 진행되는 전시관을 모아 대회에 참석한 회원들에게 최신 어업 기술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하고 있으며, 추후 회원들의 의식 강화 등 수산업 발전을 위한 교육사업 추가도 추진하고 있다.

Q.어업인 교육사업의 개선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지.
A.연수원이 없는 단체는 결국 망하게 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은 어느 단체나 마찬가지겠지만 매우 중요하다.

이전에도 한수연에서 회원들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추후 연수원 인프라를 더욱 확충하고 지속적인 회원들의 수산업 경영 의식을 개선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회원들의 교육 수요를 조사해 의견을 수용함으로써 보다 회원들에게 보다 필요하고 적합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회원들의 교육과는 별도로 ‘리더스 아카데미’를 개설해 수산업 경영인 및 어업인 출신의 국회의원·지자체장·도의원 등의 ‘리더’의 육성을 계획하고 있다.

어촌·어업의 발전과 정책 개발을 위해서는 결국 어업인들을 위한 정책의 개발, 법안의 발의 등 어업인들을 대표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의 존재가 필수불가결하다. 이에 한수연 차원에서 나서 전도유망한 인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자 한다.

Q.수산업경영인들을 위해 어떤 지원활동을 하고 계신지.
A.연합회의 자체적인 SNS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를 계획 중이다. 이전까지는 정보의 효율적인 전달 수단이 부족해 중앙 회의로 결정된 내용을 광역도 및 시·군 연합회에 전달하고 시행하는 데 심하면 1개월 가까이가 걸려 유기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 많았다.

이를 SNS 시스템을 통해 한수연 회의 종료 후 1시간 이내에 각 연합회에 결의사항 등을 전달·공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각종 사업·정책 등의 변화에 대해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보다 체계적인 조직화를 통해 회원들 간의 신뢰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Q.회원들의 발전을 위해 생각하고 계신 어업기술 교육 등이 있는지.
A.회원 전체를 대상으로 할 수는 없겠으나 유럽, 동남아시아 등지로 선견지 견학을 지속적으로 파견할 계획이다. 특히 회원들의 해외 선진지 파견단이 단순 관광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지 않도록 ‘수출 탐방단’ 등 특정 목적에 특화된 파견단을 구축할 것이다.

Q.침체된 어촌과 수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할 일은.
A.정책에는 항상 수요자가 있어야 하고 그 수요자는 수산업 경영인들과 어업인인데, 형식적인 공청회를 실시할 뿐 실질적으로 한수연의 의견이 반영된 적이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정책 수립 시 사전에 한수연·어업인들과의 협력을 통해 현장 실무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에 한수연에서는 해양수산부·국회 등 관계기관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매월마다 현장 방문 정책간담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Q.전국의 수산업경영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바다는 넓지만 자원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므로 어업은 공유 사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개인을 위한 욕심은 조금 내려놓고, 회원 전체가 같이 잘 살 수 있는 연합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Q.회장님이 하고 계시는 사업에 대해 알려주신다면.
A.본래 철강공단에서 근무하다 집안의 사업을 이어받아 어선어업에 뛰어들게 됐다. 어선어업을 하다가 수자원 감소, 수입 수산물 범람 등의 당면한 상황을 바라보며 이대로 어선어업에 국한되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됐다.

바다가 넓어도 결국 자원은 한정돼 있고, 기존의 수산업의 수요에는 결국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가공 산업과 공장 운영의 필요성을 자각해 사업을 시작하기로 판단하고, 연세대 프랜차이즈 과정을 수강하며 오징어 가공의 가능성을 보고 오징어 빵과 문어 빵을 개발했다.

처음에는 제품에 대한 혹평과 시행착오도 많았으나, 꾸준한 기술 개발과 보완으로 다양한 판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2020년에는 수출판로의 추가 개척으로 규모가 확장될 전망으로, 총 매출 100억 원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Q.청년 창업을 돕기 위해 많은 지원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알려주신다면.
A.현재 오징어 빵과 문어 빵 제조기기를 무상으로 제공해 홍천휴게소, 인삼랜드 휴게소, 죽도시장 등에 배급해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의 60%를 청년 창업자에게 지급함으로써 청년들의 안정적인 사업자금을 확보하고, 축제 등의 행사에 필요할 시 푸드트럭을 무상 대여해주고 있다.

이후 코오롱 그룹과의 연계를 통해 코오롱 그룹에서 운영 중인 휴게소로의 판매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Q.회장님의 생활신조와 보람을 느낀 일에 대해 알려주신다면.
A.‘땀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오늘 흘린 땀과 눈물이 바다를 이루리라’는 말을 생활신조로 삼고 있다. 지금까지 쉴 틈 없이 많은 일을 하며 달려왔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했던 것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렇게 쌓아온 것들을 서로 공유하고 함께 살아가며 우리 모두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낀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이를 회원들과 함께 공유하며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Q.회장님의 추후 계획은.
A.미래 먹거리는 결국 바다에 있다. 비록 현재 수산업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꾸준히 쌓아 온 기반은 더 이상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2020년 새해를 맞아 작년보다 더욱 노력하고, 어촌·수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개발해 어촌민들과 어업인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할 수 있도록 계속 달릴 것이다.

백남도·이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