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홍병희 그래핀스퀘어 대표 제목 포항, 철강 넘어 그래핀으로 초혁신경제 이끈다

철기시대 연 포항, 탄소시대 ‘그래핀밸리’로 재도약...Roll-to-Roll 양산 기술로 가전·전기차·바이오 등 상용화 선도

2025-11-25     김대엽 기자
▲ 그래핀스퀘어㈜ 홍병희 대표가 25일 포항라한호텔에서 열린 영남경제신문 영남리더스포럼의 강연자로 나서 ‘포항 그래핀밸리’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영남경제 자료

‘철강 도시’ 포항이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을 업고 대한민국 초혁신경제의 심장부로 다시 한번 도약한다.

세계 최초로 그래핀 대면적 합성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의 길을 연 그래핀스퀘어㈜ 홍병희 대표가 영남경제신문 리더스포럼의 강연자로 나섰다.

25일 포항라한호텔에서 열린 영남경제신문 리더스포럼에 강연자로 나선 홍 대표는 ‘포항 그래핀밸리 – 대한민국 초혁신경제의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소재 혁명의 역사와 그래핀 상용화 현황, 그리고 포항의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인류의 역사는 석기, 청동기, 철기를 거쳐 실리콘 반도체 시대로 발전해 왔으며, 이제는 강철보다 200배 강하고 전도성이 뛰어난 ‘그래핀’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소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과거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했던 철강 도시 포항이 이제는 탄소(Carbon) 소재인 그래핀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것”이라 말했다.

그래핀은 2004년 흑연에서 분리해내는 방법이 발견돼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의 주역이 된 소재다. 홍 대표는 2009년 세계 최초로 화학기상증착법(CVD)을 이용한 그래핀 대면적 합성 기술을 개발해 네이처(Nature) 지에 발표하며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노벨상 수상자인 안드레 가임 교수가 “홍 교수의 상용화 연구 덕분에 노벨상을 일찍 탈 수 있었다”고 언급했을 만큼 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힌다.

홍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실험실 수준에 머물던 그래핀을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게 만든 핵심 기술인 ‘롤투롤(Roll-to-Roll)’ 연속 생산 공정을 소개했다. 신문을 찍어내듯 연속적으로 그래핀을 합성하는 이 기술은 기존 방식 대비 생산성이 약 40배 높아 대량 생산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25일 포항라한호텔에서 열린 영남경제신문 영남리더스포럼을 마친 후 참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남경제 자료

실제 그래핀스퀘어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투명하고 유연한 그래핀의 특성을 활용한 혁신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투명하게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는 ‘그래핀 키친 스타일러’는 CES 2024 혁신상을, 홀로그램과 결합한 투명 난방기 ‘그래핀 라디에이터’는 CES 2023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세계에 입증했다.

홍 대표는 이를 두고 “그래핀은 단순한 소재를 넘어 가전, 전기차의 투명 제상 히터, 그리고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바이오 분야까지 무한한 확장성을 가진다”며, “특히 뇌혈관 장벽을 투과하는 그래핀 양자점 기술은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은 이러한 그래핀 산업의 최적지로 꼽힌다. 포스코와 포스텍(POSTECH),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나노융합기술원 등 탄탄한 산학연 인프라가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1월 18일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준공된 그래핀스퀘어 포항 공장을 언급하며 “2025년까지 연간 100만 제곱미터의 그래핀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포항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그래핀 산업의 메카인 ‘포항 그래핀밸리’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포항시, 경북도와 협력해 그래핀 소재부터 완제품 생산, 바이오 응용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지역 인재 채용과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