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UAE와 새로운 백년대계 연다”… AI·원전·투자·에너지 전방위 협력 확대

2025-11-18     강신윤 기자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백년대계(new centennial phase)의 출발점”으로 규정하며 전략적 협력을 대폭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18일 UAE 유력 매체 ‘알 이티하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UAE를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지로 선택한 것은 양국 협력 강화를 향한 한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존 4대 핵심 협력축(투자·방산·원자력·에너지)에 더해 AI·헬스·문화·첨단기술 분야로 협력의 외연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특히 “바라카 원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유지·보수 및 서비스 확대, AI 데이터센터와 의료 서비스 허브 건설 등에서 실질적 성과를 만들겠다”며 한국 기업의 중동 진출 기회를 구체화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 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메모리 생산의 글로벌 리더로서, UAE가 필요로 하는 첨단 AI 메모리칩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라며 “오픈AI와 국내 반도체 기업 간의 협업은 한국 기술의 글로벌 필수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퓨리오사AI를 직접 언급하며 “대체 공급자로서 충분한 잠재력을 갖췄다. UAE의 미래 전략과 결합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너지 분야는 양국 협력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 성공은 새로운 협력 시대의 문을 열었다”며 소형모듈원전(SMR) 및 차세대 원자력 기술 협력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또한 “UAE의 풍부한 태양광 자원과 한국의 세계적 배터리 기술이 결합할 경우 친환경 산업 경쟁력은 크게 강화될 것”이라며 한국서부발전이 참여한 아즈반 태양광 프로젝트, 한국남동발전과 마스다르 간 재생에너지 협력 사례를 직접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내 한류 확산 기반 강화도 약속했다. 그는 “2030년까지 UAE에 한국문화센터를 설립해 문화 교류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두바이에서 운영 중인 ‘코리아360’ 전시관을 뷰티·요리·창조산업 중심의 교류 무대로 확장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코로나19 시기 한국이 UAE에 의료장비를 지원했고, 한국의 요소수 대란 때 UAE가 긴급 공급원 역할을 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상호 신뢰 기반의 공급망 연대는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위기 대응모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WTO 체제의 복원과 글로벌 규칙 현대화를 위해 UAE와 협력할 뜻도 밝혔다. 그는 “지금의 도전적 환경일수록 다자무역체제의 신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양국의 투자협력 확대에 큰 기대를 드러냈다. “양국의 상호연결된 투자 환경은 단순 수치를 넘어선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향하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UAE 국빈 방문은 한국의 중동 외교 지형 확대와 첨단기술·에너지·문화 등 미래산업 중심 협력 강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