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권, 제조는 살아났지만 사람은 떠났다… 3분기 인구의 역(逆) 흐름 뚜렷
경북 총 3932명 인구 순유출...청년층 대규모 이탈 약 67%...포항·영천·칠곡 ‘삼중 유출’...대구 466명 순유입 ‘증가세’
지난 3분기 대구·경북의 인구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는 466명 순유입을 기록하며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경북은 무려 3,932명이 빠져나가며 대규모 순유출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경북에서는 청년층 이탈이 심화되며 지역 활력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대경권 인구 이동 동향’에 따르면 대구는 전체적으로 순유입을 보였지만 연령대별·지역별로는 뚜렷한 차이가 존재했다.
0~9세(385명)와 40~49세(358명), 30~39세(252명)에서 유입이 많았고, 이는 도심학군 접근성·일자리·주거 편의성 등 도심 기반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20~29세는 501명 순유출을 기록해 청년층 이동은 여전히 ‘순유출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60~69세(-207명) 등 고령층에서도 순유출이 나타났다.
구·군별로는 서구(1,688명), 중구(1,044명), 수성구(127명) 등 도심·교육 중심지에서 유입되는 반면, 달서구(-867명), 달성군(-760명), 동구(-500명) 등 외곽 지역에서 유출이 이어졌다.
이는 ‘도심 집중·외곽 분산’이라는 도시 구조 변화가 인구 이동에도 직접 반영된 모습이다.
반면 경북은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3분기 경북 전체 순이동은 -3,932명으로, 대경권에서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핵심은 청년층의 대규모 이탈이다. 20~29세 인구가 무려 2,629명 빠져나가며 전체 순유출의 약 67%를 차지했다.
10~19세(-784명), 30~39세(-668명)에서도 유출이 이어지면서 ‘학령기·청년기·초기 중년층’이 동시에 감소하는, 지역경제에 가장 치명적인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반면 60~69세(571명)와 50~59세(259명)는 순유입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경북은 고령층 귀향 수요는 있으나 청년층 유출이 너무 크다”며 “인구 구조의 역삼각형이 심화되면서 장기적으로 노동력 부족과 지역 소멸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군별로는 유출 지역과 유입 지역이 명확히 갈렸다.
영천시 -634명, 포항시 -633명, 칠곡군 -549명 이 세 지역이 경북 전체 유출의 45%를 차지했다.
산업도시인 포항과 교통요지 칠곡, 중견 도시 영천에서 동시에 인구가 빠져나가는 구조는 지역 산업 변화와 일자리·주거 환경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일부 도시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경주시 +108명, 구미시 +66명, 예천군 +61명이 증가했다.
특히 구미는 제조업 기반 투자 회복과 안정적 생활 인프라가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천은 경북도청 신도시 조성 이후 인구 유입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대구는 도심 중심으로 인구가 몰리고 경북은 지역 간 격차가 더 벌어지는 양상”이라며 “청년층 유출을 막기 위한 산업·정주 여건 개선이 시급하고, 지역 간 연계형 생활권 구축도 중장기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