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26학년도 수능… 황금돼지띠·의대 축소로 ‘역대급 경쟁’ 예고
55만4천명 응시, 7년 만에 최대 규모…탐구영역 선택 유불리·킬러문항 배제 기조 ‘변수’
2025-11-12 강신윤 기자
수험생 55만여 명은 12일 전국 고사장에서 예비소집에 참석해 수험표를 받고, 시험장 입실·부정행위 예방 등 주요 유의사항을 전달받았다.
이번 수능은 ‘황금돼지띠(2007년생)’ 고3 세대와 의대 정원 축소가 겹치며, 여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능은 1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총 55만4174명, 지난해보다 3만1504명(6.0%) 증가했다. 이는 2019학년도(59만4,924명) 이후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응시자 구성을 보면 재학생이 37만1897명(67.1%)으로 가장 많고, 졸업생이 15만9922명(28.9%),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가 2만2355명(4.0%)이다.
재학생은 전년 대비 9.1% 증가했고, 검정고시 출신도 11.2% 늘었지만, 졸업생은 1.2% 감소했다.
수험생 증가의 주된 요인은 출산율이 높았던 ‘2007년 황금돼지띠 세대’의 본격 수능 응시다.
또 지난해 의대 모집 정원이 대폭 확대되면서 ‘N수생(재도전 수험생)’ 비중이 높아졌던 영향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올해는 의대 정원이 다시 증원 전 수준인 3123명으로 축소되면서 일부 졸업생 응시자 수는 다소 줄었다.
시험 체제는 지난해와 동일하다. 문·이과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 영역 모두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병행한다.
국어 영역에서는 응시자 중 68.4%가 ‘화법과 작문’, 31.6%가 ‘언어와 매체’를 선택했다.
수학 영역은 ‘확률과 통계’가 57.1%로 가장 많았으며, ‘미적분’(39.9%), ‘기하’(3.0%) 순이었다.
탐구영역 선택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사회탐구 과목을 1개 이상 선택한 수험생이 41만1259명으로 전체 탐구영역 응시자의 77.3%를 차지했다.
반면 과학탐구만 선택한 수험생은 12만692명(22.7%)으로 역대 최저 비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사회탐구 선택자와 과학탐구 선택자 간 유불리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올해 수능 출제의 최대 관심사는 ‘킬러문항 없는 공정 수능’ 기조의 유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3월 발표한 시행 기본계획에서 “교육과정 밖 초고난도 문항은 배제하되, 상위권 변별을 위한 적정 난이도 문항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최상위권 수험생의 점수 분포를 가를 ‘적정 난도 문항’의 난이도가 올해 최대 변수로 꼽힌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킬러문항이 빠진 대신 중간 난도 문항의 비중이 커져 체감 난이도는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며 “국어와 수학 모두 고득점 구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의대 모집 인원이 축소된 가운데 최상위권 대학 및 의·치·한의대 입시는 초박빙 양상이 예상된다.
지난해 1497명 늘었던 의대 정원이 올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입시전문가들은 “올해는 재학생뿐 아니라 재수·삼수 등 N수생 비율이 여전히 높고, 고교별 실질 경쟁도 치열하다”며 “상위권 대학 간 점수 격차가 좁아져 합격선 예측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부는 “수험생은 반드시 오전 8시10분까지 입실해야 하며, 신분증·수험표·컴퓨터용 사인펜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입시 관계자는 “55만 명이 한날한시에 미래를 건 시험을 치른다”며 “올해 수능은 인구 구조 변화와 의대 정원 정책, 출제 기조 변화가 맞물린 ‘변곡점의 수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