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상조, 포항에서 ‘유명인사 강연 미끼’ 영업 논란

‘쎈엄마’ 등 무료 강의로 사람 모아 1시간 강연 상품 홍보 2시간...금감원 ‘브리핑 영업’ 점검… 공정위 “거짓·과장 확인 시 제재”

2025-11-10     손주락 기자
▲ 보험, 상조회사들이 ‘챗GPT, 쎈엄마 프로그램’ 등 유명인사 무료 강연을 내세워 영업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경보를 발령할 정도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강연 프로그램 유의사항에 후원사 상품 홍보 시간이 포함돼 있지만 구체적인 시간은 없는 모습이다. ⓒ영남경제 자료

보험, 상조회사의 ‘유명인 강연 미끼 영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포항에도 인공지능(AI), 쎈엄마 프로그램 등이 강연을 이용한 영업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명인 무료강연 활용 영업은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경보 발령을 내릴 정도로 주의가 요망된다. 금감원은 무료강연 미끼 영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금감원은 무료강연을 통한 보험상품 브리핑 영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생명보험협회·보험GA협회와 협업해 보험업계에 관련 법규를 준수토록 지도하는 한편 금감원, 생보협회, 생보사 공동으로 '합동 암행점검단'을 구성해 브리핑영업 행위를 불시 점검하고 있다.

상조회사의 관리·감독은 공정거래위원회다. 공정위 관계자는 “무료강연을 이용한 영업행위는 법적 제재 사항은 아니지만 회원가입 알선 과정에서 거짓·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와의 거래를 유도한 사실이 확인되면 제재 대상이 된다”고 당부했다.

보람상조는 포항을 비롯해 구미, 영천, 안동 등지에서 유명인 강사를 동원한 상조회원 가입 영업을 하고 있다.

포항 무료강연 영업은 이달 14일 ‘챗GPT 활용방법’, 12월 1일 ‘쎈엄마 프로그램’ 등 유명인사 강연을 미끼로 포마레웨딩컨벤션과 포스텍 국제관에서 잇따라 개최한다.

‘쎈엄마 프로그램’ 강연은 구미(11월 21일, 12월 22일), 안동(12월 16일), 영천(11월 4일) 등 포항 외에도 경북 곳곳에서 열린다.

보람상조의 유명인 무료강연 영업행위에 대한 온라인의 비판도 다양하다. “인공지능(AI)이 상조회사의 ‘옥장판’으로 둔갑했다”며 “과거 다단계 회사들이 옥장판을 미끼로 사람을 끌어모아 영업했듯, 이제는 상조회사들이 챗GPT 무료강연을 내세워 영업하는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등의 비판이다.

‘AI 시대 대비법’, ‘챗GPT 활용법’ 등을 알려준다고 사람들을 모은 후 실제로는 상조 상품 가입을 종용하고 있는 것이다. 챗GPT에 관한 강연 1시간을 받기 위해 사전에 2시간 동안 홍보를 하면서 판촉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보람상조 강연에 150명이 참석해 80명이 회원에 가입했는데 한명당 500만원 상당 2구좌를 가입했다면 한차례 강연하고 보람상조는 8억원의 매출을 올리게 된다”며 놀라워했다.

보람상조 영업을 위해 동원된 쎈엄마 프로젝트 웹사이트에는 내로라하는 유명인사들이 포진돼 있다.

온라인 보도 내용에 따르면 강연에 참석한 50대 남성은 “보람상조에서 AI 사용 방법을 알려준다고 해 참석했지만, 실제로는 30분 남짓 형식적인 설명 후 2시간 이상을 상조 가입만 종용했다”며 “강연도 누구나 알법한 이야기를 짜깁기한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A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상조회사의 상품 홍보 및 가입 유도는 강연 중간중간마다 진행됐다. 이탈자를 막고 판매를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한 방법이었다.

행사에 참석한 30대 남성은 “상품을 소개할 때도 만기 시 전액 환불 가능성은 알려줬지만,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이나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손실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상품을 판매할 때 바로 계약서를 낸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사전에 얘기된 이들이거나 상조회사 직원 같았다”고 말했다.

또 “행사엔 150명 정도가 참석했는데 이들 중 3분의 2가 상품을 가입해 놀랐다”며 “AI를 정말 배우고 싶어서 온 사람들의 열정이 상조회사 상술에 놀아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보람상조 등의 무료 강연 또는 공연은 3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2시간 정도는 상조회원 △레크레이션 △후원사의 상조회원가입 소개 △회원가입 체결 등 순으로 진행되고 이후 1시간 정도 유명인사 강연 순서로 진행한다.

챗GPT 강연은 서울 소재 C교육원이 전담하고 있다. C교육원은 상조업체 B사와 함께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 도시를 순회하면서 매월 10여 차례에 달하는 무료강연을 진행하고 상조회원 가입을 지원하고 있다.

C교육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명 개그맨,작가, 교수, 강사, 가수 등 유명인을 무료강연에 동원하고 있다.

‘챗GPT 300% 활용방법’, ‘쎈엄마 프로그램’ 강연을 위해 주최 측은 네이버에 홍보를 하고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상조 상품을 미끼로 한 무료강연을 법적으로 제재하기는 쉽지 않다.

D 변호사는 “현장에서 강압적으로 가입을 강요하지는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하기엔 어렵다”며 “상식적인 선에서는 속았다고 할 수 있지만 법적인 측면에서의 기만행위라고 보기엔 힘들 것 같다”고 했다.

본지는 행사 관계자에게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를 보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전에 홍보 시간이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은폐하는 경우에만 과태료 부과 등을 하고 있다”며 “대개 후원사 홍보가 있다는 정도의 사전 고지는 하기 때문에 법 위반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