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바스프, 북미 배터리 동맹 가속… 하이니켈 양극재 JV 유력

지분 반반 합작법인 설립 검토...북미지역 생산기지 구축 논의...中 견제할 강력한 축 형성 기대

2025-11-03     강신윤 기자
▲ 포스코 본사 전경. ⓒ영남경제 자료

포스코 그룹이 유럽 최대 화학기업 바스프(BASF)와 손잡고 북미에서 이차전지 소재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한다.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이 탈중국·북미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과 유럽의 대표 소재 기업이 전략적 협업에 나서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JV가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 중심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과 바스프는 지분 50:50 구조의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투자 규모와 생산 품목 등 세부 사항은 최종 조율 단계에 있으며, 양사는 북미 지역에 공동 연구개발(R&D) 및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력 추진 배경에는 중국 소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장악력이 있다. 중국 양극재 기업인 CNGR·중신난터이 등은 북미·유럽에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며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으로 북미 내 공급망 확보가 필수 요건이 된 가운데, 포스코와 바스프가 공동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양사가 함께 검토 중인 지역으로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르가 거론된다. 포스코퓨처엠과 바스프는 각각 베캉쿠르에서 양극재 및 배터리 소재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베캉쿠르는 북미 IRA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고 수력전기 기반 저탄소 원전력이 풍부해 배터리소재 생산에 유리하다”며 “양사의 JV가 베캉쿠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협력 품목으로는 하이니켈 양극재가 가장 유력하다. 포스코그룹은 리튬·전구체·양극재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춘 국내 유일 기업이다.

특히 포스코퓨처엠은 하이니켈 NCMA계 양극재 기술을 앞세워 LG에너지솔루션, GM 등 북미 고객사를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바스프는 세계 최대 화학기업으로 배터리 양극활물질 기술과 전구체 합성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생산능력과 바스프의 기술 및 유럽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을 견제할 강력한 축이 형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 정세도 양사의 협력 필요성을 키운 요소다. 북미 전기차(EV) 시장은 테슬라 외 전통 OEM들의 전략 재정비 속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IRA는 미국·캐나다·멕시코 내 생산 비중을 늘린 기업에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글로벌 소재 기업들의 북미 진출이 가속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이차전지 소재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양사가 북미 전략을 강화하고 기술·공급망 합작 필요성이 커진 만큼 향후 공식 발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협력을 계기로 한국·유럽 소재 동맹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은 ‘한·미·유럽 협력축 vs 중국’ 구도로 선명하게 재편될 전망이다.

이차전지 공급망 경쟁이 ‘소재·정제 단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포스코·바스프의 공동 행보가 향후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