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사, 이례적 속도로 임단협 잠정합의…“업황 악화, 상생 공감대”

2025-11-01     강신윤 기자
현대제철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예년보다 크게 앞당겨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와 국내 건설 경기 침체 등 업황 악화 속에서 노사가 극한 대치를 피하고 상생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달 30일 임금협상 잠정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8만원 인상 ▲성과급 300%+500만원 ▲상품권 20만원 등이 포함됐다.

회사는 지난 10월 2일 성과급 100%+200만원을 첫 제시안으로 제시한 이후 약 한 달간의 협상 과정에서 조건을 단계적으로 개선하며 합의에 이르렀다.

올해 협상 타결 속도는 최근 수년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빠르다.

지난해에는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노사 의견 차가 극심해 파업과 직장폐쇄가 7개월간 반복됐고, 잠정 합의는 올해 4월에야 도출됐다. 2023년 역시 합의까지 약 6개월이 걸린 바 있다.

업계는 이번 조기 합의 배경으로 철강 시장 침체에 대한 노사 간 공감대를 꼽는다.

국내 건설 시장 부진으로 철근 수요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현대제철도 생산 감축에 나섰다.

회사는 올해 4월과 7월 일부 설비 가동을 중단했으며, 최근에는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 등 구조조정도 추진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강업황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 모두 책임감을 갖고 협상에 임했다”며 “어려움을 공감하고 서로 양보한 결과 비교적 빠르게 잠정안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현대제철 노사는 다음 주 조합원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며, 부결될 경우 재협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