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없이도 암모니아가 직접만드는 전기···연료전지 성능 25% 향상, 니켈 대안까지 이뤄

POSTECH, 수소 저장·운송 없이 암모니아 활용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친환경 발전 기술 개발

2025-10-19     김수정 기자
▲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연구팀이 수소없이 암모니아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성능을 25%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텍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연구팀이 암모니아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성능을 25%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이 기술은 복잡한 수소 저장과 운송 과정 없이 암모니아를 바로 활용해 탄소 배출 없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김원배 화학공학과·배터리공학과 교수와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하중섭 씨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DA-SOFC)의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높이는 전극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연료의 화학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친환경 발전 장치다.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수소는 극저온(-253℃)에서 액화하거나 고압으로 저장해야 해 비용과 인프라 구축에 많은 자원이 필요했다. 반면 암모니아는 상온에서도 액화가 쉽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저장과 운송이 간편하며, 탄소를 포함하지 않아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암모니아를 연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극 표면에서 암모니아가 빠르게 분해돼야 하고, 고온 부식 환경에서도 전극이 견뎌야 한다는 기술적 과제가 있었다. 기존 니켈 전극은 암모니아와 반응하면서 금속 입자가 뭉치고 전극이 갈라져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륨과 철을 활용한 새로운 전극 설계를 도입했다. 바륨은 강한 염기성을 가진 물질로, 철 나노입자에 전자를 공급하여 암모니아 속 질소 원자를 쉽게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암모니아가 전기로 변환되기 위해서는 질소와 수소로 분해되어야 하는데, 그중 질소를 분리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운 단계다.

바륨은 전극 격자 구조를 단단하고 넓게 만들어 철 나노입자가 고르게 분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철 나노입자는 전극 표면에서 촉매 역할을 하며, 암모니아가 전기로 변환되는 반응을 촉진한다. 또한 바륨이 표면의 염기성을 강화해 반응물이 철 나노입자 표면에서 더 효율적으로 분해되도록 돕는다.

실험 결과 바륨이 도입된 전극은 기존 전극보다 약 25% 높은 최대 전력밀도 1.02W/㎠를 기록했다. 내구성 측면에서도 200시간 연속 운전에서 성능 저하 없이 안정성을 유지했으며, 투입된 암모니아가 모두 반응하는 100% 분해 효율을 달성했다.

김원배 교수는 "바륨 도입과 철 나노입자 형성을 결합한 연구팀의 전극 촉매 설계는 암모니아 연료전지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성과"라고 밝혔다. 그는 "암모니아의 손쉬운 저장·운송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기술은 탄소 제로 전력 생산을 실현하는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과 그린 암모니아 사이클링 선도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