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안보실장 “APEC서 김정은 참석 없다… 비핵화 목표는 불변”

“비핵화는 변함없는 목표…중단-축소-폐기 단계적 접근 필요”…“한미 관세협상, 내용이 중요…무리한 합의 불가”

2025-09-17     강신윤 기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못 박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 가능성에도 선을 그으며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위 실장은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방한을 기대하고 있다”며 “다만 북한 지도자가 APEC 회의에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위 실장은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과 미국이 전통적으로 견지해온 궁극적 목표이며, 북한이 이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우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며 “중단 → 축소 → 폐기 순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거론한 ‘3단계 비핵화 방안’을 재차 구체화한 셈이다.

다만 그는 “로드맵을 세부적으로 만든다고 해도 현실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상 과정 자체의 복원”이라고 말했다.

북·중·러 밀착으로 북한이 단기간에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대화 재개를 위한 신뢰 구축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선 “장기화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합의여야 하며, 국익을 적절히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에게 큰 손해가 되는 합의는 지속될 수 없고, 동맹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은 진전이 없지만 양측이 활발히 논의 중이며, 최근에도 워싱턴에서 협의했다”며 “시간이 지나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점은 고려해야 하지만,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 정치 일정 때문에 한국 정부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해석에 대해선 “선거나 소송 추이를 기다리는 ‘시간 끌기’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관세 협상이 안보 협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관세와 안보는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균형점을 찾고 있다”며 “다만 만일의 영향을 고려해 유의하고 있다”고 했다.

동맹 현대화 논의 중 쟁점이 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넘지 말아야 할 좌표를 지켜가며 협의했기에 안전장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발 보도로 제기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방한 가능성에 대해선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일 셔틀외교 복원이 공표된 만큼 가능성은 있으나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일본이 한국 조사선의 독도 해양조사 활동에 항의한 데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있는 일”이라며 “관심이 과도하게 증폭되면 오히려 분쟁 대상처럼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도는 명백한 우리 영토”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