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 美 글렌파른과 알래스카 LNG 20년 인수 예비계약
연간 100만톤 규모 공급…포스코 철강재 파이프라인 투입 조건 포함
2025-09-14 강신윤 기자
12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스 전시회 ‘가스텍 2025(Gastech 2025)’에서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기업 글렌파른(Glennfarne)과 연간 100만톤 규모의 LNG를 20년간 공급받는 내용의 예비 합의서(pre-agreement)를 체결했다.
이번 합의에는 포스코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1300㎞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필요한 철강재를 공급하는 조건도 함께 담겼다. 행사에는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과 브랜달 듀발 글렌파른 CEO가 직접 참석해 상호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총사업비가 약 440억달러(한화 약 64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개발 사업이다. 북극해 연안 프루도베이(Prudhoe Bay) 가스전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알래스카 남부 항구로 연결된 1300km 가스관을 통해 수송한 뒤 액화·수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을 상대로 지분 투자, LNG 수입, 설계·조달·시공(EPC) 참여 등을 꾸준히 요청해 왔다. 이에 가스전 개발과 트레이딩 경험을 보유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장기 오프테이크 계약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외신 보도에 대해 “이번 합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향서(LOI) 성격”이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측은 “철강재 공급, LNG 오프테이크(off-take) 등 협력사항 전반에 대해 타당성·수익성 검증을 추가 진행할 계획”이라며 “검증 결과 사업성이 확보될 경우 이사회 등 내부 의사결정을 거쳐 최종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구체적 계약 조건과 협력 범위에 대해서는 “양사 간 기밀유지 협약에 따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번 예비 합의가 단순한 LNG 트레이딩 차원을 넘어, 철강과 에너지 밸류체인 간 융합 모델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 주목한다.
알래스카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포스코 철강재가 투입될 경우 철강 공급–LNG 수입–트레이딩·발전 연계까지 이어지는 포스코그룹 차원의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LNG 장기 오프테이크 계약은 안정적 공급선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 내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적 의미가 있다”며 “다만 북극권 프로젝트 특성상 막대한 인프라 건설 비용, 환경 규제, 정치적 변수 등 위험 요인도 상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