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김재환 구룡포수협 조합장의 인생역전은 한편의 드라마
새벽이 고맙고 아내가 고맙고 모든 것이 고맙다
2019-12-11 손주락
15세 배를 타고 28세에 선장이 되었다
흰쌀밥이 먹고 싶은 소망은 전설이 되고
구룡포 어민의 수장이 됐다…그의 꿈은 현재 진행형
김재환 구룡포수협 조합장은 가슴 속에서 녹여낸 현실 경험의 고난과 역경을 좌우명처럼 내뱉는다. “열심히 일하는 자가 바다의 주인공이 된다” 그리고 “모든 것이 고맙다”는 말을 주문처럼 되새겼다.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주는 열정의의 말이다. 김 조합장은 가슴 속에 맺힌 이 말을 평생 철학처럼 입버릇처럼 해 오면서 하루하루를 즐겁고 고마워했다.
새벽이 고맙고, 고난의 세월을 함께한 아내와 가족들이 고맙고, 용기를 심어준 모든 사람들이 고맙다고 했다. 새벽이 고마운 것은 남들보다 일찍 부지런할 수 있도록 한 새벽이 고마운 것이다.
이 같은 철학과 근면함이 오늘의 그를 일궈냈다. 김 조합장은 8살에 생선상자를 날랐고, 15세에 아버지를 여의면서 친구들이 학교 다닐 때 작은 목선을 타야했다. 그 때 그의 소망은 흰쌀밥을 먹어보는 것이었다.
28세에 선장이 됐다.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그의 좌우명은 고마운 것이며, 열심히 일하는 것이었다. 이제 그의 소박한 소망이었던 흰쌀밥은 전설이 됐고 그는 이제 구룡포 지역의 어민을 대표하는 수장이 됐다.
그러나 그의 꿈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다. 김 조합장은 말보다는 눈과 귀를 열어 조합원들과 함께 소통하는 조합장이 되고자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찾아가는 현장 중심 민원서비스 창구 개설 및 민원상담 운영, 수협소속 선박 사고 발생 시 공제서류 민원대행, 유통구조 개선 및 온라인 판매망 활성화를 통한 어업인 소득 증대 기여 등 다양한 복안을 세우고 있다.(편집자 주)
Q.먼저 구룡포수협의 발전사에 대해 짤막하게 얘기해달라.
A.구룡포수협의 역사는 깊다. 1922년 11월 구룡포를 비롯한 6개 부락이 어업조합을 설립하면서 부터다. 이후 눌태리를 비롯한 남쪽연안 어촌이 새롭게 가입하면서 조합을 구성하게 됐다.
1962년에 구룡포어업협동조합으로 개편됐으며, 1970년부터 신용업무를 개시했다. 이후 여러 발전 기간을 거치다가 2004년이 돼서야 현재의 구룡포수협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2011년부터 보다 진취적인 신용사업을 개시했는데 먼저 경기도 광명시에 광명지점을 개점했으며, 2017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은평지점을, 2018년에는 이어서 서울 양천구에 목동중앙지점을 개점했다.
Q.지난해와 올해 구룡포수협 운영의 어려움은 없었는가.
A.지난 한해는 미중 무역 분쟁과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신흥국 금융 불안 등으로 세계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았다. 올해 역시 한일 간의 마찰도 불거지면서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다.
특히나 수협 경제 사업의 근간인 위판사업은 중국어선의 무분별한 불법조업 및 해양생태의 환경변화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했고, 여러가지 보호·육성 사업에도 불구 수산자원이 회복이 쉽지는 않았다.
그 결과로 오징어 가격 폭등과 과메기 크기 부족 등의 사태가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어촌 유입 인구는 저하되면서 어촌 인구는 고령화되는 것 역시 수산업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우리 수협에서는 임직원들이 상호 협력해 외지 선박 유치는 물론 지역의 선박까지도 적극 유치해 지난해는 956억원의 위판고를 달성했고 여수신 증대 운동을 펼친 결과 조합 설립 이래 최고의 결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여러 감소요인들이 산재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우리 수협은 전체적으로 법인세를 차감하고도 3억6천400만원이라는 잉여금을 실현했으며, 조합원들에게 이용고배당 및 출자배당을 할 수 있게 됐다.
Q.흑자 운영에 어업인들을 위한 많은 사업도 진행했을 것으로 본다.
A.해마다 다양한 사업으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해 결과로는 조합원 환원사업으로 5억7천200만원을 집행했고 어촌소득증대사업에도 5천만원을 지원했으며, 지역의 선박 233척을 대상으로 어선원 공제료 1억6천800만원을 지원했다.
선박법에 의거한 총톤수 20톤 이상 선박에 대해서는 자동심장충격기 설치 의무화와 관련해 64척의 자부담금 1천600만원을 지원하고 어업인 선진지 견학 및 운영비에도 9천200만원을 지원했다.
여기에다 조합원 자녀를 위한 장학금 3천500만원과 수산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기탁장학금 4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조합원들의 생활환경 개선과 문화향상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Q.다른 사업 분야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A.알다시피 중국어선의 남획과 자연환경 변화로 어획량이 급감했다. 이로 인한 조업 부진과 더불어 발생하는 유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업인들을 위한 방침으로는 면세유류의 원활한 공급에 있다.
연간 14만2천61드럼을 공급해 어선의 적기출어에 만전을 기했고 이중 1만8천996드럼은 호미곶면과 장기면의 원거리 어업인들에게도 유류공급 수송차를 통해 신속히 공급해 출어지원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으로 면세유류 공급가격이 상승하게 될 시 사전에 어업인들에게 고지해 가격 상승에 대한 사전 대비를 하도록 하고 어로 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등의 노력을 했으며 이는 1억3천600만원의 가시적인 수익창출로 이어졌다.
얼음 공급도 어업인들을 위해서는 필요한 수협의 일이다. 약 5만각을 적기에 공급해 수산물의 신선도 유지에 기여했고 이로 인해 어획량은 감소했음에도 얼음 판매 및 각종 냉장 보관품 보관 실적은 증가해 1억6천500만원의 잉여금이 발생했다.
이 외에도 어업인의 생명과 재산의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고 생활안정을 도모하는 공제사업의 일환으로 공제보험데이 행사를 통해 공제료 부문에서고 119억원을 달성해 적극적인 업무추진을 실현하고 있다.
Q.구룡포수협의 최대 성과는 신용사업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어떤가.
A.우리 수협 안에 구룡포 지점을 포함한 4개 지점이 포항에 광명 지점을 포함한 3개 지점이 수도권에 있으며, 총 7개 지점이 있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여수신 총액이 8천648억원에 달한다.
조합장을 맡기 전보다 4배나 성장한 수치다. 임기 내 1조원의 여수신을 기록하려고 목표하고 있는데 이럴 경우 순수익으로만 15~20억원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앞으로 결과에는 최근에 개점한 은평지점과 목동중앙지점의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 이 두 지점은 임기 중인 2017, 2018년에 각각 개점한 것으로 수협만의 수도권 진출 장점을 제대로 발휘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신설점포를 추진하고도 최근 4년 동안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약 30억원에 달하는 누적 흑자를 기록해 두 지점이 자리를 잡게 되면 더 큰 성과를 가져올 것을 확신하고 있다.
Q.마지막으로 조합원과 직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
A.구룡포 지역은 오징어와 대게, 문어 등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할 뿐만 아니라 과메기의 본고장으로 동해안 최대 어업 전진 기지로 자타가 공인한 지역이다. 그러나 현 상태에 안주하고 싶지는 않다.
구룡포수협이 전진하기 위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금 힘든 길이지만 빠듯하게 걸어가려고 한다. 이 때 조합원들과 직원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지금의 이 길일 힘차게 같이 나아가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부터 기록되어지는 모든 것들이 미래에는 역사가 되고 전설이 될 수도 있다. 조합장 한 사람이 이룬다고 되어지는 것이 아닌, 함께하는 모든 분들의 도움으로 정한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
김재환 구룡포수협 조합장은 직원들 사이에도 책상머리 조합장이 아닌 현장에서 조합원과 함께하는 조합장, 개인차량을 조합 업무용 승용차로 활용하는 사심 없는 조합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취임 후에는 정에 얽매이지 않고 무자격 조합원 500여 명을 일괄적으로 정비하는 등 과감한 행동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기도 했다. 주위에서는 스스로 부끄럼이 없기 때문에 확고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조합과 조합원을 위해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러나 필요할 때는 지체 없이 실천해 목표를 이루고야 마는 김재환 구룡포수협 조합장이 이끄는 구룡포수협의 창창한 만선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