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그래핀산업 조례 재발의… 포스텍 국비 135억 과제 선정에 탄력받나
임시회 ‘가결 여부’ 관심 쏠려...글로컬랩 공모사업 최종 선정...사업 9년간 171억원 규모 지원...市·의회 보폭 차이 해소 이목
제325회 포항시의회 임시회에 지난 7월 본회의에서 부결됐던 ‘포항시 그래핀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다시 상정되면서 가결 여부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민정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안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그래핀 산업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첫 시도에서는 ‘특정 기업 특혜 논란’과 ‘탄소산업과 통합 지원 필요성’이라는 반대 논리 속에 무산된 바 있다.
지난 324회 임시회에서 이 조례안은 상임위 심사까지는 원안 가결됐으나 본회의 표결에서 재석 의원 32명 중 절반인 16명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포항시의회에서 상임위를 통과한 안건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기록됐다.
이번 325회 임시회에서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포스텍이 최근 교육부의 글로컬랩 신규 과제 ‘초박막 대면적 반도체 소재개발 및 상용화 지원’ 공모에 최종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그래핀 등 2차원 소재 응용기술 연구와 상용화 촉진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포스텍은 향후 9년간 국비 135억 원을 지원받는다. 총사업비는 171억 원 규모에 달한다.
포항시는 “그래핀을 비롯한 2차원 소재 응용기술 개발을 통해 첨단 신소재 산업 거점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또 “오는 11월 블루밸리 국가산단 내 그래핀스퀘어 세계 최초 그래핀 필름 양산공장 준공도 예정돼 있어, 연구개발과 산업화 성과가 맞물리며 포항이 2차원 소재 산업 생태계의 중심지로 도약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시의회의 반대 논리는 여전한 분위기다.
지난번 부결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조례안이 사실상 ‘그래핀스퀘어’란 특정기업에 특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래핀을 탄소산업의 한 갈래로 보고, 별도의 조례가 아닌 ‘탄소산업 육성 조례’로 포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는 포항시가 그래핀을 독자적인 차세대 혁신 소재로 키우겠다는 전략과 결이 다르다. 결국 행정과 의회의 시각차가 뚜렷하게 드러난 셈이다.
포항시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을 직접 찾아가 그래핀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해달라고 건의하는 등 중앙정부 설득에도 나서고 있다. 철강·이차전지 중심의 기존 산업구조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시의회는 반대 이후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조례안 부결 후 새로운 산업 지원방안을 논의하거나 대체 조례를 발의하지 않은 채 사실상 손을 놓은 모양새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단지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포항시는 지역 기업과 연구기관 간 교류를 강화하고, 그래핀 연구성과가 산업현장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기술사업화 생태계 조성을 통해 외부 기업 유치와 지역 기업 참여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서현준 포항시 배터리첨단산업과장은 “이번 공모사업 선정은 포항이 그래핀 등 2차원 소재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산업화를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 기업과 연구기관이 세계적인 선도 위치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례안이 본회의 문턱을 다시 넘을 수 있을지, 그리고 포항시와 시의회의 ‘보폭 차이’가 해소될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포항시가 그래핀을 철강·이차전지 다음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한데 포항시의회가 발목 잡는 형국을 보여서는 안된다”며 “미래 100년을 위한 포항시의회의 혜안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