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상 최대’…8월 수출 1.3% 증가, 3개월 연속 플러스

자동차·선박도 호조…대미 수출은 12% 급감, 관세 충격 여전

2025-09-01     강신윤 기자
한국의 8월 수출이 미국 관세 여파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하며 석 달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경신했고, 자동차와 선박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다만 대미 수출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로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해 뚜렷한 양극화가 드러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은 584억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3% 늘었다. 지난 5월 -1.3%로 주춤했던 월간 수출은 6월 반등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자동차·선박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특히 반도체는 151억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27.1% 증가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고, 메모리 고정가격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 6월의 종전 최대치(149억7000만달러)를 불과 두 달 만에 경신했다.

자동차 수출은 미국의 25% 부품 관세 충격에도 55억달러를 기록해 8.6% 증가했다. 이는 8월 역대 최대 실적이자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순수전기차(EV)·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가 모두 플러스로 돌아선 데다 중고차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선박은 31억4000만달러로 11.8% 증가했다. 2022~2023년 고가에 수주한 선박의 인도가 이어지면서 6개월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각각 -4.7%, -18.7%를 기록하며 감소세가 이어졌다. 유가 하락과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출이 부진했다.

국가별로는 대미 수출이 87억4000만달러로 12.0% 줄었다. 자동차·일반기계·철강 등 주요 품목이 관세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관세 예외 품목인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가 증가세를 보이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대중국 수출은 -2.9%를 기록했으나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감소 폭이 제한적이었다. 아세안 수출은 108억9000만달러로 11.9% 늘며 역대 8월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와 선박 호조가 견인차 역할을 했고, 3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유지했다.

수입은 518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0% 줄었다. 이에 따라 8월 무역수지는 65억1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6월 이후 줄곧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1월을 제외하면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수출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은 미국 관세정책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확인된 결과”라며 “관세 충격에 대응해 이달 초 피해 최소화 지원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의 호조는 긍정적이지만, 대미 수출 감소는 한국 수출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리스크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