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경주 APEC 참석 유력…한국 반도체·AI 경제효과 ‘훈풍’

2025-09-01     강신윤 기자

세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정부와 재계는 황 CEO의 한국행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보고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올해 APEC CEO 서밋은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되며, 주요 의제는 ‘경제 발전을 위한 AI’다.

젠슨 황 CEO는 AI 세션 연사로 초청된 것으로 전해지며, 실제 참석이 성사될 경우 한국은 글로벌 AI·반도체 전략의 중심 무대가 된다.

젠슨 황 CEO의 방한은 최근 한미 양국이 합의한 ‘AI·반도체 포괄 전략 동맹’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황 CEO는 이재명 대통령과 처음 대면했고,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 슈퍼컴퓨터에 최적화된 반도체 칩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생태계의 핵심 공급자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젠슨 황 CEO가 APEC 회의 직후 SK하이닉스 이천·청주 공장이나 삼성전자 천안 라인을 방문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수요와 한국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 역량이 맞물릴 경우, 수십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와 고용 창출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3년간 엔비디아의 HBM 수요는 10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하이닉스의 공급 계약 확대는 수익성 개선과 국내 생산기지 확장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 간 갈등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안정적 공급망 파트너’로서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젠슨 황 CEO의 참석은 한국이 미국과의 반도체 협력 체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특히 미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법 지원금, AI 규제 표준 논의와 맞물려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규제 환경 속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APEC 개최지인 경주는 글로벌 정상과 기업인들이 대거 방문하면서 숙박·관광·교통 분야에서 막대한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CEO 300여 명이 참여하는 이번 회의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CEO를 직접 초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APEC을 계기로 경북이 새로운 산업·관광 허브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젠슨 황 CEO의 참석은 아직 최종 확정 발표가 내려진 것은 아니다.

일부 외신과 국내 언론은 “참석 예정” 또는 “유력”이라는 표현을 쓰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재계가 이미 사전 준비에 돌입한 만큼, 최종 확정은 시간 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CEO의 방한은 단순한 행사 참여를 넘어 한국 AI·반도체 산업에 직접적 투자와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확대를 이끌 것”이라며 “국가 경제 전체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제공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