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장 회복 더디다”…조강생산·수출 모두 감소세
중국 부동산 침체·세계 건설경기 부진 직격탄…국내 철강수출 연간 3.8% 감소 전망
2025-08-27 남병로 기자
중국 부동산 경기 악화와 세계 건설경기 둔화가 맞물리며 수요 회복세가 미약하고, 국내 철강 생산과 수출 역시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세계 조강생산량은 9억3천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최대 생산국인 중국은 같은 기간 5억1천만 톤으로 3.0% 줄었다.
인도와 동남아 지역에서 일부 수요가 늘었지만, 글로벌 수요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과 인도를 제외한 주요 철강국들이 감산에 나섰지만, 중국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시장은 여전히 약세 흐름을 보였다.
수출입은행은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글로벌 건설 수요가 부진한 만큼 올해도 철강 시장의 뚜렷한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5년 상반기 국내 조강생산량은 3천10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다. 같은 기간 철강재 수출액도 156억 달러로 5.9% 감소했다. 올해 연간 수출액은 320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3.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은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요 전방산업 수요 부진과 글로벌 가격 하락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안정에도 불구하고 수출 채산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일부 개선 요인이 존재한다. 미국의 국내산업 보호정책에 따른 현지 생산 확대, 인도의 철강 수요 증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이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인도는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글로벌 철강 수요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부동산 부양책과 공공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수입 수요가 일부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출입은행은 “하반기에는 조강생산과 수출이 소폭 개선될 수 있으나, 전반적인 침체 흐름을 반전시키기에는 부족하다”며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과 건설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한 철강산업은 저성장 국면에 머물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철강업계가 당분간 공급과잉과 수요 둔화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포스코 등 국내 철강사들도 단순 조강 생산 확대보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탈탄소 기술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철강은 경기 민감도가 큰 산업인 만큼 단기적 수요 반등에 의존하기보다는 수소환원제철, 친환경 강재 등 미래 수요에 대비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며 “중국 수요 의존도를 줄이고 인도·동남아 등 신흥시장 개척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