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에… ‘반탄 우위’ 당내 세력 지형 급변

찬탄파 입지 위축 불가피…쇄신론 vs 내부 단속 충돌 불가피

2025-08-26     강신윤 기자
국민의힘 새 당 대표에 강경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성향의 장동혁 의원이 선출되면서 당내 권력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해온 찬탄파(탄핵 찬성파)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지는 가운데, 당내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장 신임 대표는 26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 투표에서 22만302표(50.27%)를 얻어 당선됐다.

결선에서 맞붙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21만7935표·49.73%)을 불과 2367표 차로 누르고 이변을 연출했다.

재선 의원인 장 대표가 대선 주자급 인사였던 김 전 장관을 꺾은 것은 당원들의 강한 결집 덕분이다.

실제 당원 투표에서는 장 대표가 52.88%를 얻어 김 전 장관(47.12%)을 2만여 표 차로 따돌렸다. 반면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김 전 장관이 크게 앞섰다.

장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내부 총질 세력과는 함께할 수 없다”고 공언해왔다.

그는 “밖에 있는 50명보다 안에 있는 1명의 적이 훨씬 더 위험하다”며 필요할 경우 사실상 출당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해야 한다는 ‘쇄신론’을 제기해온 찬탄파는 장 대표에게 사실상 ‘내부의 적’으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새 지도부가 반탄파 중심으로 꾸려지면서 찬탄파의 목소리가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크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처럼 당내 분열과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대목이다.

찬탄파 인사들은 잇따라 반격 의지를 밝혔다. 결선에 오르지 못한 안철수계 안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혁신의 목소리와 쇄신의 몸짓은 결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계열의 조경태 의원도 “불법 계엄을 시도한 윤 전 대통령과는 정치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찬탄 성향의 양향자 신임 최고위원도 “수적으로 밀릴 수 있지만 유능함과 설득력이 무기”라며 “여론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반면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예의’를 언급하며 직접 면회를 가겠다고 공언해 친윤계 결집을 예고했다.

문제는 새 지도부 출범 직후 시작될 당 정비 작업과 내년 지방선거 준비 과정이다. 인적 쇄신과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찬탄·반탄 세력 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찬탄파는 당의 체질 개선을 외치고, 장 대표는 내부 단속을 강조하고 있어 절충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장동혁이 당 대표가 되면 일부 친안(안철수계) 인사들이 탈당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대규모 탈당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부 친안계 인사들은 탈당 대신 당분간 거리를 두며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친안계 의원은 “충격적인 결과지만 출당·분당까지는 안 갈 것”이라면서도 “당분간은 거리를 두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우려는 크지만 탈당은 없다. 지도부가 민심을 제대로 읽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장 신임 대표의 강경 기조가 단기적으로는 반탄파 결집을 이끌어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찬탄 세력과의 갈등을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재점화할 경우, 국민의힘이 또다시 내홍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