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2분기 실적 반등에 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와 ‘3강 구도’ 재편
흑자 전환에 지형 변화 조짐...2분기 영업이익 162억원 기록
2차전지 양극재 시장을 둘러싼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의 3강 구도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캐즘(Chasm)’에 휘청이던 에코프로가 올 2분기 깜짝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업계 지형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다만 포스코퓨처엠은 신기술 포트폴리오로 반전을 꾀하고, 엘앤에프는 재무 리스크 속에서 체질 개선을 모색 중이어서 각 사의 명암이 엇갈리는 국면이다.
에코프로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6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46억 원 적자에서 돌아선 것이다.
계열사 에코프로비엠도 영업이익 490억 원을 내며 전년 대비 1159% 증가했다. 글로벌 전기차 양극재 판매 증가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차입금은 여전히 부담이다. 에코프로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 말 7,052억 원에서 지난해 말 2조1,822억 원으로 급증했다. 대규모 설비 투자에 따른 외부 차입 의존도가 높아, 재무구조 개선 없이는 불안정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니켈 95% 이상)와 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전자는 미국·유럽 프리미엄 EV 시장을 겨냥한 고성능 제품이고, 후자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스탠다드·엔트리급 EV까지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포스코그룹의 리튬·니켈 밸류체인과 연계된 ‘전방-후방 통합 구조’는 경쟁사 대비 뚜렷한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2분기 실적은 배터리 소재 부문의 적자 폭이 확대되며 증권가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업계는 “기술 포트폴리오 다변화 성과에도 불구하고 단기 수익성 회복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엘앤에프는 한때 테슬라향 NCA 양극재 공급사로 주목받았으나 최근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등 외부 자금조달 의존도가 확대되고 있다. 2분기 실적 역시 기대치에 못 미치며 부채비율 부담이 커졌다.
다만 고용량 NCA 기술 역량은 여전히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엘앤에프가 차세대 고객사 확보에 성공한다면 성장 모멘텀을 되찾을 수 있다”면서도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 시장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3사의 차별화된 과제에 주목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흑자전환으로 신뢰 회복했지만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밸류체인 강점과 신기술을 확보했지만 수익성 변곡점이 불확실하며 엘앤에프는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조달 리스크 해소가 시급히 필요한 점이 리스크다.
키움증권은 “유럽 전기차 수요 불확실성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고객사 다변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가 향후 점유율 향방을 가를 핵심 요소”라고 분석했다.
결국 국내 양극재 3강의 경쟁은 기술·재무·고객 다변화라는 삼박자를 누가 먼저 충족시키느냐에 달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