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플랜텍 협력업체 고사 시키고 ‘먹튀’… 협력사 피해 줄소송
협력사들 손실 법원 소송 규모 수백억원…포스코 조정 역할 필요...유암코 1500억원 챙기고 협력업체는 수백억 손실 눈덩이...포항지역 하도급 생태계 붕괴 우려...발주처→원청→하청 상생구조 복원 시급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플랜텍(엣 포스코플랜텍)을 매각하면서 1천억원을 챙기는 동안(본지 19일자 1면 보도) 협력사들은 플랜텍의 횡포로 인해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서는 등 먹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플랜텍 협력사들은 유암코가 ㈜미코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협력사들에 대한 손실 보상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고 있다며 법정 소송에 나섰다.
관렵업계는 “플랜텍의 횡포로 인해 포항지역 하청 생태계가 붕괴되고 중소 협력사의 연쇄 부도 우려 등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플랜텍 일감의 90%를 밀어주는 포스코가 적극적인 조정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플랜텍 공시에 따르면 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티지테크는 215억2300만원의 공사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지난 4월 대구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포항제철소 6기 코크스 시설 확장 공사 등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공사대금과 지체상금이다.
성도종합기술, 코리아마크, 에스제이산업 등 협력사들도 올해 같은 시점에 수십억 원대 소송을 제기하며 줄소송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협력사인 거명이앤씨 역시 진행중이던 공사를 중단하고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공사 지연, 장비 결함, 추가 인건비 부담 등이 공통적인 분쟁 원인이다. 협력업체들은 플랜텍의 협력사 행태는 포항제철소에서 함께 일하는 포스코이앤씨와 비교해도 도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포항제철소에서 포스코이앤씨에서 하청을 받아 일했던 세일엔지니어링, 대아이앤씨는 손실이 상당했지만 합의하고 손해보상 차원에서 파이넥스 공장 합리화 공사를 계약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협력사들은 유암코가 플랜텍을 인수한 뒤 포스코로부터 매년 수천억원대 공사를 수주하면서도 저가수주와 과도한 선공제(先工制)를 강행해 손실을 떠넘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유암코는 투자 수익과 매각 대금만 챙기고, 공사 손실은 하청업체에 전가한 채 떠나려 한다”며 “법적 책임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매각은 지역업체를 희생양 삼는 ‘먹튀’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랜텍이 포스코 자회사 시절에는 발주처 하청이 유기적 소통 역할을 수행하면서 발주처→원청→하청의 다단계식 생태구조가 지속 가능하도록 하는 상생구조를 만들었다고 했다.
하청의 손해가 발생할 경우 설계변경을 통해 계약금액을 조정하거나 다른 공사를 수의계약 해주면서 하청의 생태가 무너지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유암코의 플랜텍 인수 이후에는 플랜텍 내실을 다지는 것이 아니라 단기간에 외형을 키워서 팔겠다는 기업사냥꾼의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협력업체에 따르면 플랜텍은 포스코이앤씨와 경쟁구조였지만 설계금액의 70% 정도의 터무니없는 가격에 입찰을 하면서 포스코이앤씨가 입찰을 포기하는 지경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토목공사는 20%, 기계공사는 20~30%의 이윤을 선공제하고 하청을 주는 바람에 하청업체는 적정가격의 50%에 시공해야 하는 등 만성적인 손실구조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력사 관계자는 “손실 규모가 수십억원을 넘어가는 상황에서 공사 중단을 결심하고 플랜텍의 통보했지만 ‘절대 손해보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과 공사 중단에 따른 제철소 가동 중단이 우려되는 점을 감안해 사명감을 갖고 공사를 이어가다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후회가 적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거명이앤씨의 경우 6기 코크스신설 화성기계공사를 수행했는데 설계와 공사현장이 맞지 않은 점이 많아 손해를 감수하고 공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지테크 측에 따른 손실내용을 보면 장비 재원이 협장 여건과 맞지 않아 25톤 크레인을 사용할 수가 없어 플랜택의 승인을 받아 50톤에서 440톤 크레인을 동원해 16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지만, 공사를 완공한 이후에는 정산 약속을 모른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플랜텍건설노조의 조직적 태업으로 인해 6기 코크스 공장에서 11억원에 손실이 발행하는 등 6기 코크스 신설 공장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했다.
티지테크 관계자는 “플랜텍은 더스트 취급 경험이 없어 암석화된 더스트로 인해 추가비용 10억원이 발행하고, 3·4소결 집진기 공장 덕트공사, 4소결기 상품 덕트교체공사에서는 1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모두 19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일부 협력업체는 수십억~수백억원대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부채 급증과 도산 위기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플랜텍 협력사 상당수가 포항·경북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으로, 고용과 지역 내 소비를 지탱해온 축이었다.
포항 상공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 협력사로 버텨온 지역 중소기업들이 무너질 경우 지역 일자리와 가계 소비, 나아가 자영업 기반까지 타격을 받는다”며 “유암코의 매각은 단순한 경영 행위가 아니라 지역 산업 생태계를 뒤흔드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플랜텍 관계자는 “미코도 법적 분쟁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인수는 플랜텍이 가진 수소발전 사업 역량이 높게 평가된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지역업계는 “협력사 손실 보상 대책이 없다면 매각 후에도 갈등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전문가들은 포스코-원청-하청 간 상생 구조 복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조업 연속성을 이유로 지역업체만 희생되는 구조는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하다”며 “매각 이후 새로운 체제에서라도 협력사와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지역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