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9,450억 계약 해지…ESS 수요 부진, 실적·주가에 ‘먹구름’

고객사 사업 철수로 계약 종료…ESS 사업 축소·2차전지 시장 재편이 변수

2025-08-12     김수정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약 1조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양극재 공급 계약을 4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해지했다.

업계는 이번 결정이 ESS 사업 매출 비중 축소와 함께 실적 성장성 둔화, 그리고 단기 주가 변동성 확대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2022년 8월 ESS 양극재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11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 해지로 2022년 8월 체결 당시 예정됐던 총 1조516억원 규모 공급 중 1,067억원만 이행됐고, 9,450억원 물량이 사라졌다.

계약은 4년 공급 조건이었으나, 고객사의 ESS 사업 철수로 중도 종료됐다.

포스코퓨처엠과 계약을 해지한 고객사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태양광 장비 업체 솔라엣지로 추정된다.

솔라엣지는 지난 2018년 국내 배터리 제조사인 코캄을 인수해 국내에서 ESS 사업을 진행해왔으나, 2020년대 초반 불어닥친 국내 태양광·ESS 침체와 부진에 따라 관련 사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축소해왔다.

작년 11월 해당 사업에 대한 인력 감축과 함께 ESS 사업 철수를 결정지었고,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과의 계약도 해지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ESS 시장은 한때 재생에너지 확산과 전력망 안정화 수요로 급성장했으나, 최근 원자재 가격 변동·전력요금 체계 변화·안전성 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에 주요 사업자들이 투자 속도를 늦추거나 철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입장에서는 당초 예상한 ESS 부문 매출 흐름이 끊기면서, 연간 수천억원 규모 매출 감소 압박이 불가피하다.

특히 ESS용 양극재는 전기차용과 비교해 단가·마진이 높은 편이어서 이익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와 ESS·전동공구·소형 IT기기 등 비EV(Non-EV) 시장 양극재를 병행해왔다.

그러나 ESS 수요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ESS 수요 부진이 겹치면 포스코퓨처엠의 단기 실적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전구체·리튬 소재 사업 확대를 통해 공백을 메울 여지가 있다.

이번 계약 해지는 매출 가이던스 하향 우려로 단기 주가 조정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ESS 부문 실적이 2025년~2026년 예상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목표가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주가는 단기 악재에 반응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회복 ▲LFP 및 차세대 양극재 사업 진척 ▲포스코 그룹 차원의 원재료 내재화 전략이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포스코퓨처엠은 EV 중심의 성장 전략을 지속하고 있어, ESS 부문 부진이 단기 리스크는 되나 장기 성장성 훼손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