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브이첨단소재, 투자사 ‘프롤로지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동
초유동화 고체 전해질 기술...항공·군수 시장까지 정조준...국내 생태계서 레버리지 키워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본사를 둔 이브이첨단소재가 투자한 대만 전고체 배터리 전문기업 프롤로지움 테크놀로지(ProLogium Technology)가 차세대 전고체 리튬 배터리 상용화에 본격 착수했다.
프롤로지움은 ‘초유동화 무기 고체 전해질’ 기술을 개발해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병목을 돌파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기술은 고체 물질의 높은 이온 농도와 액체의 우수한 계면 접촉 특성을 동시에 확보한 복합 전해질이다.
프롤로지움 측은 “이온 전도성, 계면 안정성, 제조 효율성이라는 전고체 배터리의 3대 기술 장벽을 동시에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프롤로지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인증기관 SGS로부터 성능을 인정받았으며, 혹한·고온·충격 등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성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항공우주, 방산, 전기차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기술 진전에 따라 이브이첨단소재의 전략적 입지도 부각되고 있다.
이브이첨단소재는 전기차 핵심소재 전문 투자지주사로, ▲배터리 관련 첨단소재 ▲자동차 경량화 기술 ▲차세대 에너지 신소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직접적인 생산보다는 유망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거나 최대주주로 참여해 사업 연계와 기술 이전, 지분가치 상승을 함께 도모하는 형태다.
현재 다이나믹디자인(2차전지 장비 및 구조물)과 에쓰씨엔지니어링(ESS 및 수소플랜트 설비)의 최대주주로 있으며, 이들 자회사를 통해 전기차·수소차 분야의 공급망을 구축해가고 있다.
프롤로지움은 이브이첨단소재가 해외 배터리 기술 확보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투자한 핵심 포트폴리오로, 향후 협력 모델이 구체화될 경우 소재·부품 공급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006년 설립된 프롤로지움은 전기차, 산업용 전지, 소비자 가전용 리튬 세라믹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온 업체다. 9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고객사를 대상으로 1만2,000개 이상의 테스트 샘플을 공급해왔다.
프롤로지움은 프랑스, 독일, 미국, 대만 등지에서 글로벌 제조 확장을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기술 라이선스와 전략적 제휴, 지역 제조 협력 모델을 통해 조기 상용화와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엘지에너지솔루션, 도요타 등 주요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고전하는 가운데, 프롤로지움은 이례적으로 빠른 기술 전개와 유연한 협력 전략을 바탕으로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며 “이브이첨단소재는 이런 핵심 기업과의 지분 연계로 국내 배터리 생태계에서 레버리지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브이첨단소재 관계자는 “프롤로지움의 상용화 로드맵과 연계해 장기 협력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기술 투자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국내 전기차·이차전지 소재산업에서 주도적 위치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