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법부터 강행”…민주당, 본회의 단독 상정에 국힘 필리버스터 맞불
2025-08-04 강신윤 기자
국회는 4일 오후 2시 개의한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방송3법 등을 포함한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다. 당초 안건은 상법 개정안, 방송3법,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순으로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이 언론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방송3법을 가장 먼저 다루기로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검찰·언론·사법개혁 중 언론개혁과 관련된 방송3법이 우선 처리될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공영방송 이사회의 구조 개편이다. KBS 이사 수는 현행 11명에서 15명으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 EBS 이사는 각각 9명에서 13명으로 확대된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정치권의 영향력을 줄이고 다양한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사실상 노조 주도의 방송 장악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여야 협의나 사회적 공론화 없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상정했다”며 “이는 편집권·경영권·인사권을 특정 세력에 넘기는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로 맞설 방침이다. 다만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개시 후 24시간이 지나면 과반 찬성으로 토론 종결 및 표결이 가능해, 의석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이 강행 처리에 나설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
다만 변수는 ‘시간’이다. 현행 법에 따라 한 안건에 대해서만 필리버스터를 종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7월 임시국회(5일 종료)에서는 방송3법 중 1건만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나머지 방송법 2건과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은 8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본회의 일정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지만, 필리버스터 제약 등으로 일괄처리는 어려울 것”이라며 “8월 임시국회에서도 여야 간 대치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예고하지 않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등 15개 법안이 비교적 무리 없이 처리됐다. 그러나 핵심 쟁점 법안에 대한 여야 간 전면전이 현실화하면서, 정기국회를 앞두고 정국은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