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음극재 ‘93.5% 관세’ 포스코퓨처엠 반사이익 주목

美, 배터리 소재 시장 지각 변동...IRA 보조금 대상 中 전면 배제...포스코, 북미·日 중심 ‘급부상’

2025-07-23     강신윤 기자
▲ 포스코퓨처엠이 일본 메이저 배터리사와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퓨처엠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중국산 흑연 음극재에 최대 93.5%%의 고율 관세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소재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이 사실상 독점해온 음극재 시장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지면서, 국내 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이 최대 수혜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중국산 흑연 음극재에 대해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 판정을 내렸으며, 오는 12월 5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여기에 기존 기본 관세까지 더하면 총 160% 수준의 초고율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음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로, 음극에서 리튬 이온을 저장·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중국의 저가 음극재가 자국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중국 전 제품을 포괄한 전면적 제재라는 점에서 시장 파장이 크다.

또한 이번 결정은 2025년부터 배터리 부품, 2027년부터는 핵심 광물에서 중국산이 포함되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의존도를 탈피한 대표적 소재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음극재 출하량 상위 10위 기업은 대부분 중국 기업(BTR, 샨샨, 신줌 등)으로, 포스코퓨처엠은 유일하게 11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무엇보다 포스코퓨처엠은 원재료 수입부터 가공, 완제품 생산까지 전 공정을 국산화한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했다.

특히 흑연 원료의 중국 의존도가 90%를 넘는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은 아프리카·호주 등에서 천연흑연을 확보하고, 약 4000억 원을 투입해 국내에서 구형흑연 양산체제도 마련하고 있다.

인조흑연 음극재의 경우에도 제철 부산물을 원료로 활용해 침상코크스를 포스코 계열사에서 안정 공급받고 있어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100%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는 IRA에서 규정한 ‘해외우려기관(FEOC)’ 회피 조건도 충족해 북미 시장 진출에 최적화된 공급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미 일본의 주요 배터리사들과 천연흑연 음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 세종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일본 현지로 납품 중이다.

북미에선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캐나다 퀘벡에 양극재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며, 최근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북미 사업 확장 자금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흑연 제재가 본격화되면 미국·일본 배터리 제조사들이 포스코퓨처엠에 공급처를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이 ‘탈중국’ 공급망을 추진하는 만큼, 포스코퓨처엠의 입지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의 우회 전략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NH투자증권 주민우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제재 대상에서 중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생산기지는 제외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여전히 인니산 음극재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대체는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과거 미국이 동남아 우회 경로로 수출된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도 결국 반덤핑·상계관세를 적용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 등지에도 추가 제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결국 미국의 반덤핑 조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배제와 공급망 다변화라는 양대 축을 강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포스코퓨처엠이 이 흐름을 얼마나 선제적으로 활용해 북미·유럽 시장에서 실질적 점유율 확대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