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 후보 전격 사퇴…이인선 의원 추대
대구 정치권 ‘표 대결’ 피하고 화합 택해….“보수의 심장 대구, 변화·혁신 불씨 지피겠다” 신임 위원장 포부 밝혀
2025-07-13 김만영 기자
권영진 의원(대구 달서병)은 이날 이인선 의원(수성을)과 함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당위원장 후보에서 물러난다고 공식 선언했다. 권 의원은 "대구와 당을 위한 걱정이었지만, 치열한 경쟁을 감당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제가 먼저 내려놓는 것이 화합과 통합의 길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10일) 윤재옥 의원(달서을)의 중재로 서울에서 열린 비공개 회동 결과에 따른 것이다. 두 사람은 합의문을 통해 권 의원은 후보직에서 물러나고, 이 의원은 당선 시 권 의원이 제시한 ‘5대 비전과 15대 약속’을 성실히 실천하기로 약속했다.
윤재옥 의원은 “중앙당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대구시당까지 경선을 치르면 당원들에게도 실망을 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표 대결 전에 두 분이 협의에 나서준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지역 의원들은 지난 4일 주호영 국회부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이인선 의원을 시당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권 의원이 9일 전격 출마를 선언하면서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그는 당시 "밀실 추대 관행은 이제 그만두고 당원들의 선택에 맡기자"며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이 의원은 “지역 정치의 협의 구조를 무시한 일방적 출마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시하는 등 충돌이 격화됐다. 대구시당 위원장 선거가 대의원 투표로 가게 될 경우, 최근 10년간 없었던 '경선' 상황이 벌어질 뻔했으나 권 의원의 사퇴로 이런 전례는 피하게 됐다.
12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시당운영위원회를 열고 이인선 의원을 신임 위원장으로 만장일치 추대했다. 이날 회의에는 강대식 현 위원장(동갑), 김기웅 의원(중·남구), 조재구 남구청장, 김대권 수성구청장, 이만규 시의회 의장 등 운영위원들이 참석했다.
이 의원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원장, 계명대 대외부총장, 경북도 경제부지사, 대경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재선 의원으로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인선 의원의 시당위원장 임기는 오는 17일 국민의힘 중앙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인준 절차를 거쳐 공식 시작된다. 그는 선출 직후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마음이 무겁다”며 “신뢰 회복과 조직 통합, 미래 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변화와 혁신의 불씨를 지펴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내겠다”며 당내 통합과 전략 정비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통해 대구 정치의 전통적인 ‘합의 추대 관행’과 ‘세대 교체 요구’가 충돌한 단면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당내 역학 구도를 흔들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비전 제시가 가능할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