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OKF 무단 운영… 풍산농공단지 몸살 앓는다
길거리 흡연·대형차량 무단 주차·노상적치물 등 안전 위협...본지 취재 나서자 안동시 “이달 중으로 정상화 조치하겠다”
안동 풍산농공단지가 음료제조전문기업 OKF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전 세계 180여개국에 약 1850종의 음료수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OKF는 지난 2008년부터 풍산농단에 자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직원들의 길거리 흡연 △대형차량 무단 주차 △인도 물품 적치 등으로 불법이 판을 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본지는 OKF에 이러한 상황을 정리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느냐 질의했으나 답변하지 않겠다고 배짱을 부리다가 안동시가 직접 단속에 나서자 그제야 부랴부랴 수습책을 마련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기도 했다.
본지 기자가 현장을 방문한 결과 OKF 안동공장 직원들은 점심시간 이후 자체 흡연공간이 협소해 길거리로 나와 흡연을 하고 있었으며 흡연공간 또한 정문에 위치해 인근 기업은 물론 찾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형차량(윙카) 무단 주차 문제는 더욱 심각했는데 왕복 2차로에 불과한 도로에 수십대의 차량을 주차해 실제로 1차로밖에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 이는 곧 상대 차량의 역주행으로 이어져 사고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이들은 또 대형차량을 정차한 상태에서 물건을 상하차한 뒤 이를 인도에 적치했는데 이는 도로의 파손을 유발하고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지게차가 상하차하는 과정에서 도로 중앙선을 침범해 또 다른 안전 문제를 일으켰다.
본지는 이러한 사실에 관련 OKF에 시정할 의사가 있는지 질의했으나 따로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다 관할 지자체인 안동시를 상대로 취재를 이어나가자 시가 OKF 안동공장 현장을 방문, 시정조치를 내렸다.
안동시는 먼저 흡연실 외부에서의 흡연 행위와 관련해 금연지도원으로 하여금 수시로 지도·점검 활동을 하고 OKF의 직원 및 관계자에게 금연 관련 사항을 지고·교육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형차량 무단 주차와 관련해서도 지속적인 현장 확인과 계도를 통해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하며 노상적치물 또한 자진 회수해갈 수 있도록 계도하겠다고 조치 결과를 전달해왔다.
그러나 안동시 계도 후에도 길거리 흡연, 무단 주차, 노상적치 등 불법이 해결되지 않았다며 풍산농단 내 기업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이에 안동시는 6월 중 제기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차량 기사들을 상대로 안전 조끼와 안전봉을 활용해 수신호를 운영하며 상하차는 내부하차장을 이용해 개선하고 창고 및 하차공간의 물리적 구조 개선이 필요하기에 이를 6월 중 완료하겠다고 답했다.
풍산농단 내 기업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안전에 일부 보강이 있을 뿐 1차로를 점령하는 무단 주차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개선책이 없다며 이를 해소하지 않고는 안전사고가 원천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풍산공단 관계자 A씨는 “OKF 안동공장에는 제품 생산을 위해 입고되는 윙카(11톤)만 50~60대에 달한다”며 “아무리 배차를 분산하든 신호수를 보강하든 무단 주차 문제만큼은 해결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OKF가 새롭게 부지를 조성하든 아니면 기존 공장을 들어내고 자리를 마련하든 윙카가 주차할 장소가 필요하다”며 “그게 아니면 풍산농단 내 도로는 평생 OKF의 공용 주차장 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전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제기된 흡연, 주차, 적치 문제에 대해 현장을 방문했고 시정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6월 중 어느 정도의 시정이 되는지 확인할 예정으로 앞으로도 유심히 지켜보며 계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