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매출 상위 1000대 상장사, 작년 영업이익 148조원 ‘역대 최고’… SK하이닉스 1위
2025-06-09 강신윤 기자
9일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가 2000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매출 1천대 상장사의 영업손익 및 당기순이익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3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이들 기업의 합산 영업이익은 총 148조2,8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92.7%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대폭 상승은 2022년 반도체 등 주요 업종의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2023년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전체 매출 대비 7.4%로, 최근 25년 중 10위에 해당해 이익률 개선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 ‘톱5’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기아, 현대차, HMM이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21조3,314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2012년 SK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위에 등극했다. 이는 반도체 업황 반등과 고부가 메모리 제품 수요 확대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12조3,610억 원으로 2위를 기록하며, 2022년 1위에서 2년 연속 밀려났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아(3위)와 현대차(4위)가 안정적인 글로벌 수요와 고급차 판매 호조를 기반으로 강세를 보였다. 해운업체인 HMM은 전년 5,647억 원에서 3조4,897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6배 이상 늘며 5위에 올랐다.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을 기록한 ‘1조 클럽’ 가입 기업도 29곳으로 전년보다 6곳 늘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4,997억 원), 현대해상(1조4018억 원), HMM 등 11곳이 새롭게 진입해 산업 전반의 실적 회복 흐름을 보여줬다. 반면, 업황 부진 등의 이유로 5곳은 탈락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1천대 기업 중 507곳이 영업이익 증가 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반면, 나머지 493곳은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기업의 절반가량이 수익성을 일정 부분 회복했음을 의미하지만, 여전히 상당수는 회복세에 진입하지 못한 이중구조를 보여준다.
영업이익뿐 아니라 당기순이익도 역대 최고치인 134조4,629억 원을 기록해, 전반적인 기업 수익성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2023년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악재 속에서도 주요 업종의 이익 체력이 견조하게 복원됐다는 평가다.
한편, 올해 상반기 반도체, 자동차, 해운 및 방산 등 주요 수출업종의 수익성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정책, 중국 경기 둔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 요인은 여전히 존재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증가가 단기 회복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별 내실 경영과 신성장 동력 확보가 병행되어야 한다"며, "특히 이익률 개선을 위한 구조적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